팀을 위해·부상이 야속해…대회 불참하는 스타들은 [WBC]

팀을 위해·부상이 야속해…대회 불참하는 스타들은 [WBC]

부상 선수들 속출, 팀 적응 위해 대회 불참하는 선수도 늘어
소속팀 차원에서 차출 거부도…한국의 최지만이 대표적 

기사승인 2023-03-07 11:11:52
소속팀의 차출 거부로 대표팀 출전이 좌절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최지만.   AP 연합

‘야구 월드컵’으로 불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의 개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불참 선수 소식이 계속해 전해지고 있다.

‘2023 WBC’가 오는 8일(한국시간) 미국과 일본, 대만 등지에서 개막한다. 이번 WBC는 2017년 이후 6년 만에 열리는 역대 5번째 대회다. 당초 2021년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2년 미뤄졌다.

6년 만에 열리는 대회인 만큼 많은 스타급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많은 국가들은 대회 개막 한 달 전부터 로스터 공개 행사를 열어 선수 자랑에 한창이었다. 미국은 슬로건으로 ‘ALL IN’ 메이저리그(MLB) 공식홈페이지 MLB닷컴에 선수 한 명 한 명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회가 임박하면서 불참하는 선수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각기 부상, 소속팀, 개인 사정 등의 이유로 대회 참가를 포기했다.

한국에서는 메이저리거 중 한 명이었던 최지만(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불참이 확정됐다.

최지만은 지난해 11월 귀국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바 있다. 지난 5월 중순 처음으로 팔꿈치 통증을 느낀 최지만은 팀을 위해 수술을 미루고 진통제를 맞으며 시즌을 소화했다. 피츠버그 구단은 최지만의 수술을 이유로 WBC 조직위원회에 참가 반대 의사를 전달했고, WBC 조직위원회 측은 부상 검토위원회를 개최해 최지만의 WBC 출전을 불가하기로 했다.

일본의 스즈키 세이야가 옆구리 통증으로 WBC에 나서지 않는다.   AP 연합

일본은 선발 자원인 센가 코다이(뉴욕 메츠)가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코다이는 지난 1월 자유 계약(FA) 선수 자격을 얻어 MLB 뉴욕 메츠로 이적했다. 소속팀 적응에 전념하기 위해 그는 WBC 대회 출전을 고사했다. 일본 국가대표팀 측은 4강전에 명단 교체를 통해 센가를 대표팀에 합류시킬 계획을 세웠지만, 센가는 이를 사양했다.

주축 타자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는 부상으로 대회 직전 하차했다. 스즈키는 지난달 2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시범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경기 전 타격 훈련 도중 옆구리에 통증을 느꼈다. 그는 정밀검사를 받은 후 WBC 출전을 포기하기로 했다.

빅리그 데뷔 시즌인 지난해에 111경기에서 타율 0.262 14홈런 46타점을 기록한 그는 일본 대표팀의 4번 타자를 맡을 예정이었다. 스즈키의 대체 선수로는 마키하라 다이세이(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발탁됐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홈런왕에 오른 애런 저지.   AP 연합

슈퍼스타가 즐비한 미국은 불참한 선수도 상당히 많다.

지난 시즌 MLB 무대에서 62홈런을 때려내며 ‘청정 홈런왕’에 오른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9년 3억6000만달러(약 4750억원)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기세를 이어 미국 대표팀에 합류할 것으로 보였지만 그는 “9년 계약을 맺은 만큼 나에게 우선 순위는 팀”이라면서 미국 대표팀에 합류를 거부했다.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는 보험 문제로 미국 대표팀에서 낙마됐다. 소속팀의 동의까지 받아내며 WBC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부상 이력으로 인해 발목이 잡혔다. 

WBC 조직위원회는 대회 도중 다칠 경우를 대비해 MLB 선수는 의무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도록 한다. 보험사는 커쇼의 잦은 부상 이력을 이유로 그가 WBC에서 다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난 7년간 5차례나 허리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커쇼는 최근 부상으로 두 시즌 동안은 부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22경기 등판에 그쳤고, 규정이닝도 채우기 못했다.

미국은 저스틴 벌랜더, 맥스 슈어저(이상 뉴욕 메츠), 딜런 시즈(시카고 화이트삭스) 등 사이영상급 투수들이 WBC 출전을 고사한 바 있어 커쇼의 이탈이 더욱 치명적이다. 커쇼의 대체 선수로는 닉 마르티네즈(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낙점됐다.

도미니카공화국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AP 연합

저지의 라이벌이자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홈런왕에 등극했던 도미니카공화국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도 불참을 확정했다. 그는 지난 4일 소속팀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와 시범 경기 도중 무릎 통증을 느껴 한 타석만 소화하고 교체됐다. 

당초 게레로 주니어는 6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시범경기까지 치르고 도미나카공화국 대표팀에 합류할 계획이었지만, 부상으로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설상가상 도미니카공화국은 후안 소토가 장딴지 통증으로 합류가 늦어지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태다. 소토까지 대회에 불참하게 된다면 도미니카공화국은 우승 경쟁에서 밀려날 확률이 높아진다.

이외에도 캐나다의 닉 피베타(보스턴 레드삭스), 콜롬비아의 호세 퀸타나(뉴욕 메츠) 등 각 나라의 에이스들도 부상으로 대회 진출이 좌절됐다. 멕시코의 알레한드로 커크(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아내가 곧 출산할 예정이라 대회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다. 개막 하루를 앞둔 상황에서도 불참자가 늘어나고 있어 대회 흥행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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