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을 무료로 나눠주겠다고 댓글을 달아 아동을 유인해 성착취 영상을 제작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미국에서 붙잡혀 강제 송환된 뒤 검찰에 송치됐다.

8일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배포·소지) 등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구속해 이달 초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0년 8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유튜브에서 “구독자 00명 있는 계정 나눔” 등의 댓글을 달아 B양 등 10세 전후의 아동 4명을 유인한 뒤 한 명당 1건의 성착취물 영상을 제작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어린이들에게 인기 있는 영상에 이런 댓글을 작성해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A씨는 연락한 피해자들에게 “체온 측정 앱 테스트를 도와주면 약속한 계정을 주겠다”고 속여 스마트폰에 원격제어 앱을 설치를 유도했다.

이후 체온 측정이 잘 이뤄지도록 옷을 벗어 앱 테스트를 하라고 유도해 피해자들의 신체를 불법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피해 아동 중 한 명의 부모에게는 “촬영한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1억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 상품권 환전을 도와주면 계정을 주겠다고 속여 부모 명의로 휴대전화 소액결제를 시키는 등의 수법으로 B양 등으로부터 135만원가량을 편취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2021년 7월 피해자의 부모로부터 신고를 접수해 수사에 나섰다. 이후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과 공조수사로 A씨의 미국 내 주거지를 파악하고 관련 범죄 증거를 수집했고 인터폴을 통해 적색수배를 했다.

미 법원에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HSI는 A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뒤 그를 체포해 이민국에 구금했다. 이후 경찰은 스마트폰·노트북 등 압수물을 국제우편으로 배송받은 뒤 미국 이민국 재판부에 A씨의 국내 송환을 요구했다.

미국에서 불법체류 중이었던 A씨는 관련법에 따라 지난달 말 이민국 추방단속전담반(ERO) 수사관 2명과 국내에 입국했고 경찰은 송환된 A씨에게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해당 동영상 플랫폼에서 범행에 사용됐던 ‘계정 나눔’ 등 단어를 검색하는 등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플랫폼 측에 차단·삭제를 요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미국 수사기관과 상호공조를 통해 A씨의 휴대전화를 확보, 혐의사실과 관련한 핵심 증거를 찾을 수 있었다”며 “해외에서 저지른 범죄일지라도 외국 정보기술(IT) 기업 및 국가기관과 국제공조를 통해 피의자를 끝까지 추적해 엄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