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종합경기장 개발 ‘허송세월’⋅⋅⋅대구 롯데복합쇼핑몰 ‘일사천리’ 극명한 대조

전주종합경기장 개발 ‘허송세월’⋅⋅⋅대구 롯데복합쇼핑몰 ‘일사천리’ 극명한 대조

우범기 전주시장, 신속한 개발 의지에도 미적대는 (주)롯데쇼핑 ‘속수무책’
대구는 홍준표 시장이 직접 나서 수정알파시티 롯데복합쇼핑몰 가속화
전국 35개 롯데백화점 중 전북권 영업매출 중상위 기록 ‘독과점 혜택’
“롯데가 아니라도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쇼핑몰 상권 다각화” 여론 확산

기사승인 2023-03-15 13:09:46
전주종합경기장

(주)롯데쇼핑을 사업자로 선정한 전주종합경기장 재개발사업이 20여 년째 터덕거리는데 반해 같은 (주)롯데쇼핑이 사업자로 선택한 대구 롯데복합쇼핑몰 건립사업은 급물살을 타면서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10일 홍준표 대구시장과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이사, 최삼룡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수성알파시티 내 롯데복합쇼핑몰 개발사업 신속한 추진에 합의했다.

당초 롯데는 지난 2014년 수성알파시티 7만 7049㎡ 부지를 분양받았고, 2020년 연면적 25만 314㎡ 규모로 복합쇼핑몰 조성 건축허가를 받아 2021년 5월 터파기 공사에 들어갔다. 그러다 작년부터 고금리, 부동산경기 침체, 쇼핑몰 컨셉 변경 등의 사유로 공사는 미뤄졌고 최근까지 1년 9개월째 터파기 공사에 머문 상황이었다.

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2월 20일 간부회의에서 “사업을 더 이상 방치하면 안 된다. 기업은 정책적 수단이 수반돼야 움직이니, 구속력 있는 협약서를 작성하라”고 강경한 지시를 내렸고, 이후 18일 만에 (주)롯데쇼핑도 전격적으로 쇼핑몰을 짓겠다고 합의했다. 

이를 통해 체결한 합의서에는 롯데복합쇼핑몰 공사를 2026년 6월까지 완공, 같은 해 9월말 이전 영업을 개시한다고 못 박았다. 또한 롯데쇼핑 측의 고의 또는 중대과실로 사업추진이 지체될 경우 지연보상금을 부과할 수 있는 이행담보 조항까지 명문화해 사업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구복합쇼핑몰 사업은 홍준표 대구시장의 강력한 드라이브로 탄력을 받고 있는데 반해 장기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전주종합경기장 재개발사업도 전주시장이 직접 나서 강력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달 21일 전주종합경기장 내 야구장 철거를 위한 진입로 확보 공사를 시작했다. 종합경기장의 한축이 된 야구장이 철거되면 이 공간은  다양한 시민 생활문화축제의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여기에 전주시가 종합경기장 부지를 MICE복합단지로 조성하는 밑그림을 그려놨지만, 구체적 계획안은 아직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민선8기 우범기 전주시장이 취임한 이후 (주)롯데쇼핑 측에 기존 협약한 장기임대 방식에서 대물변제 방식으로 수정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12만 715㎡ 중 4만여㎡를 롯데쇼핑에 매각해 그 비용으로 전시컨벤션센터를 신축한다는 구상이다. (주)롯데쇼핑이 매입하는 4만여㎡ 부지 가격은 한국감정평가사협회에 의뢰해 결정하기로 합의된 상황이다. 

(주)롯데쇼핑 측은 매입한 부지에 롯데백화점과 200객실 이상의 5성급 호텔 등을 신축하면, 나머지 8만여㎡ 가운데 2만㎡ 부지에는 매각비용을 활용해 전시컨벤션센터가 들어선다. 그 외 부지에는 전주시에서 시립미술관, 문화체험전시관 등을 신축할 예정이다.

하지만 고금리에 부동산경기침체 등으로 건설업계에 자금줄이 막힌 상황에서 (주)롯데쇼핑이 전주시의 제안을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다. 

롯데백화점 전주점

대구 롯데복합쇼핑몰의 경우 홍준표 시장이 롯데쇼핑을 강하게 압박하며 정준호 대표이사를 불러 직접 대면을 통해 담판을 짓고 문제를 해결했는데, 전주시는 결정권이 없는 상무, 전무 등 중간관리자들과 협상을 이어가며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세계쇼핑과 현대백화점에서도 백화점 입점을 전주시에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주시가 롯데쇼핑에만 매달리는 이유에 대한 억측도 번지고 있다.

전북에 유일한 롯데백화점은 수십 년째 낡은 건물로 독과점을 유지하며 전국 총 35개 롯데백화점 가운데 15~17위권으로 중상위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에도 높은 매출을 기록하면서 (주)롯데쇼핑 본사 직원들은 임원 승진을 위한 방편으로 전주롯데백화점 근무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2004년 롯데백화점 전주점 개점 이후 지점장으로 근무했던 10여명 가운데 7~8명이 임원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주점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임원 승진 등 다양한 혜택을 보고 있는 (주)롯데쇼핑이 유독 전주점만 다른 지역 백화점과 비교해 서비스도 떨어지고, 지역사회기여도 역시 최하위 수준에 머무는 것도 전북에 유일한 백화점이라는 독과점 시장구조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롯데백화점 독과점구도를 과감히 깨고 신세계쇼핑이나 현대백화점을 입점을 추진해 롯데백화점에 견제와 경쟁을 이끌어 도민들에게 고른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는 여론도 커지고 높다.

전북정치권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대구 홍준표 대구시장과 우범기 전주시장을 대하는 방식이 너무 다른 것 같다”며 “롯데백화점을 통해 지역을 독점해 온 롯데쇼핑이 도민들을 우롱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주종합경기장 재개발사업도 롯데쇼핑 측에서는 손해 볼 게 없는 상황에서 더 유리한 조건이 제시될 때까지 시간 끌기 작전으로 나올 것이 뻔하다”며 “전주시도 롯데쇼핑에만 끌려 다닐 일이 아니라 특단의 조치를 통해 가부간에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주=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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