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1회를 맞은 '2023 인터배터리'는 최신기술과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글로벌 이차전지(배터리) 전시회다. 업계에서 최대 규모로 진행된 만큼 전시에 477개사 1400부스가 참가해 배터리 시장의 파급력을 확인했다. 사전 등록자 수도 3만4851명으로 지난해(9623명)의 3배에 달했다. 인터배터리 행사장에 참가업체, 투자자, 해외 바이어, 일반인 관람객들이 한데 모였다.
가장 많은 인파가 모였던 2023 인터배터리의 부스는 차세대 기술로 꼽히는 ‘K배터리’를 대표하는 업체들이었다. 그중 먼저 눈에 들어온 업체는 ‘삼성SDI 부스’였다. 삼성SDI는 사물 배터리(BoT) 애플리케이션 라인업을 공개하고 초격차 기술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특히 각형, 원통형, 파우치형 배터리와 버튼 배터리를 비롯해 전기자동차, 전동공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배터리를 탑재한 주요 애플리케이션을 소개했다.
특히 삼성SDI 부스에는 BMW ‘뉴 i7’, 볼보트럭의 ‘FM 일렉트릭’을 전시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케 했다.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직접 차량에 탑승해 보기도 하고, 탑재된 배터리 등을 유심히 살펴보기도 했다. 해당 차량에는 삼성SDI의 21700 원통형 배터리 2만8000여개가 탑재됐는데, 니켈 함량 91%의 하이니켈 양극재가 적용됐으며 상용 트럭 탑재를 위해 고출력, 고에너지 밀도를 구현했다.
볼보 FH 일렉트릭은 총 중량(GCW) 40톤급의 대형 트럭으로 한 번 충전으로 300km를 주행할 수 있다. 볼보 일렉트릭 대형 전기 트럭은 12단 변속기를 채택하고 있는데, 급속 충전 시 1.5시간 내 80%까지 SOC에 도달할 수 있으며다. 또한 배터리 용량 최대 540kWh로 고객의 운송 목적 및 주행 거리에 따라 최대 6개의 배터리 팩을 탑재할 수 있어 이목을 끌었다. 볼보트럭 관계자는 “최근 독일에서 진행된 주행 테스트에서는 총 중량 44 톤의 대형 전기 트럭 볼보 FH 일렉트릭이 완전 적재 상태에서 단 한 번 충전으로 평균 시속 80km를 유지한 채 343km를 주행했다”고 설명했다.
“작년보다 인터배터리 규모가 더 커졌어요”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3’ 전시회를 찾은 김우탁(25)씨가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보다 인터배터리 규모가 더 커진 것에 대해 “지난해에도 전시회에 왔었는데 1년 만에 전시 규모가 눈에 띄게 커져서 놀랐다”면서 “배터리 산업이 세계적 흐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눈에 띄게 크기가 작아진 배터리에 대한 반응도 확인했다. 고에너지 밀도의 경량 ‘리튬황 배터리’를 기존 제품과 저울로 비교해 보여준 LG에너지솔루션 부스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 기존 제품에 비해 무게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저울로 비교해 전시함으로써 더욱 시선을 끌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과 함께 이번 전시회를 찾은 최동원(47)씨는 “전기차와 관련된 배터리를 다양한 회사에서 생산하고 있고, 알려진 기업 외에도 많은 기업에서 개발하고 있다고 느꼈다”면서 “현재 하이브리드 차를 타는데 전기차로 바꿔야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2023 인터배터리 전시회, 국가간 중요한 협력 역할”
올해로 3번째 인터배터리 전시회에 참여한 써모피셔(Thermo Fisher Scientific) 관계자를 통해 한국 배터리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써모피셔 소속 브랜던 밴 리어(Brandon Van Leer)는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큰 배터리 행사일 것”이라며 “그동안 인터배터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에게 중요한 행사였지만, 코로나19 기간 동안 나라 간 협력을 하지 못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회를 통해 고객과 함께 배터리 산업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함께 소통하고, 이전처럼 돌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배터리 산업 성장에 대해서는 “양적인 부분에서 선도적이며 세계에서 배터리 공급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함께 소통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고품질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한국 배터리 산업을 찾고, 자동차 제조업에 처음 뛰어드는 신생 업체들이 중국산 배터리를 선택한다”며 한국 배터리 산업을 높게 평가했다.전시회에서는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레이저의 단가를 낮추기 위해 중국 레이저를 홍보하는 레이저 업체 JPT도 있었다. 중국에 본사를 둔 JPT대표 이재규씨는 “LG, SK, 삼성 등 통상 대기업들이 배터리 제조 과정에서 용접시 사용하는 레이저는 유럽산 혹은 미국산”이라며 레이저 가격이 높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세계 배터리 1위 업체인 중국 CATL과 비야디(BYD)가 저가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확장하면서 우리나라 배터리 업체들이 가격으로 밀리고 있는 만큼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JPT의 중국산 레이저 소스를 사용해 제조과정에서 설비 가격과 원가를 낮춰 품질뿐만 아니라 가격을 낮춰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JPT 레이저를 홍보하기 위해 전시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