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서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칠 새 지도부가 완성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를 주축으로 ‘친윤계’ 인사들이 포진하며 ‘당정일치’에 대한 여러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21일 김기현 대표는 서울 중구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찾아 ‘긴급생계비 소액 대출’ 상품과 관련한 현장 의견을 듣고 추진 현황을 점검한다.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서민이 겪는 고통을 파악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이후 MZ세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 69시간 근로시간제 추진’ 등의 민생 행보도 진행한다.
김 대표는 20일 김진표 국회의장과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잇달아 예방하며 여야 협치를 강조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지난 8일 당선 직후에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손을 내미는 등 협치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대장동 의혹 50억 수사 특별검사(특검)’와 ‘김건희 특검’을 연이어 발의하며 대여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통해 헌정 사상 첫 영부인 특검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돼 김 대표가 ‘이재명 사법 리스크’ 등으로 대야투쟁을 벌일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김 대표에게는 국회 주도권을 되찾아야 하는 숙제도 있다. 내년 총선까지는 여소야대 국면이 계속되기 때문에 여야 쟁점 법안인 양곡관리법 개정안, 노란봉투법 등에 대해 해법을 마련하지 않으면 국회 갈등이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최근 정당지지도에서는 ‘김기현호’에 부정적인 여론이 긍정 여론보다 높은 양상이다.
‘김기현호’는 친윤 지도부의 출범으로 정부와 여당 관계를 강화시켰다는 평가가 있지만 그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불거지며 국민이 실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3~14일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실시해 16일 발표한 정례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p)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2주 전 조사에 비해 1.6%p 하락한 41.4%로 나타났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2%p 상승한 37.4%로 양당 지지율 격차는 직전 조사 12.1%p에서 7%p로 좁혀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문가는 ‘김기현 리더십’이 민심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총선까지 이 체제가 유지될지는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2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당원이) 당대표에게 원하는 건 두 가지일 것이다. 하나는 윤석열 대통령과의 ‘케미(화학적 결합, 의견이 잘 맞는다는 의미)’, 하나는 당내 분란 없이 관리해달라는 것을 당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평론가는 “이 두 가지 관점에서 보면 특별히 나쁜 건 없어 당원의 요구에는 충분히 화답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내년 총선에서는 민심을 잘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평론가는 “민심이 어떨 것이냐는 김 대표가 풀어나가야 할 몫”이라며 “국민은 여당 대표가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하는 것을 기대하는데 친윤 지도부이기 때문에 국민이 기대하는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양곡관리법, 노란봉투법 등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이 남아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이 뜻을 바꾸지 않는 한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며 “야당의 의견을 경청하는 식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김 대표의 초기 리더십은 당원들이 볼 때는 무난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국민이 보기에 민심을 잡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훨씬 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내년 총선까지 이 체제로 키울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덧붙였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