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고립 겪는 20대… “도움 요청할 사람 없다”

정서적 고립 겪는 20대… “도움 요청할 사람 없다”

기사승인 2023-03-30 14:19:16
그래픽=이승렬 디자이너

20대 청년들 10명 중 1명은 위급 상황 시 도움을 요청할 수 없는 ‘정서적 고립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따르면 만 22세 청년 중 11%(890명) 목돈이나 간병, 위로가 필요한 상황에 닥쳤을 때 도움을 받을 사람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 조사는 2021년 실시됐으며 1999년 태어난 806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항목별로는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없다’가 8.44%(681명)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아플 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없다’는 응답률은 3.35%(270명), ‘우울하고 힘들 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없다’ 2.8%(226명)로 뒤를 이었다.

최수현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갑자기 목돈이 필요한 경우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 ‘아파서 거동이 어려울 때 도와줄 수 있는 사람’, ‘우울하고 힘들 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 세 가지 문항 중 1항목이라도 ‘전혀 없다’고 응답하면 정서적 고립상태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교육을 중단했거나 부모의 소득이 낮을 때 정서적 고립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학력 상태에 따른 정서적 고립 발생률은 대학교 중퇴(일반대학 14.52%, 전문대 14.08%)가 14%대로 가장 높았다. 반면, 일반대학 재학은 8.42%로 가장 낮았다.

부모의 소득수준별 정서적 고립 발생률은 1분위(하위 20%) 13.85%, 5분위(상위 20%) 8.68%로 집계됐다. 가정 경제환경 차이에 따른 정서적 고립 발생률은 5%p 이상 차이가 발생했다.

정서적으로 고립된 청년은 자살 충동과 구직 의욕 상실도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자살 충동에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은 정서적 고립 집단(12.98%)이 그렇지 않은 집단(5.22%)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정서적 고립이 잠재적 사회 문제로 확장될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최수현 한국직업능력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청년 계층의 정서적 고립은 개인 성장과 삶의 저하뿐만 아니라 사회의 성장 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장기적인 고립과 은둔에 처할 수 있는 청년 규모를 파악하고 이들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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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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