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봉 잡고 2년 연속 우승…틸리카이넨 감독 “긴 여정이었다” [V리그]

지휘봉 잡고 2년 연속 우승…틸리카이넨 감독 “긴 여정이었다” [V리그]

기사승인 2023-04-04 06:00:20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는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   한국배구연맹(KOVO)

“긴 여정이었다.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현대캐피탈과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대 2(23-25 13-25 25-22 25-17 15-11)로 승리했다.

시리즈 전적 3승 0패를 달성한 대한항공은 통산 4번째 우승을 달성한 동시에 통합 3연패라는 대기록을 만들어냈다. 남자부 통합 3연패는 삼성화재가 2011~2012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달성한 역대 2번째 기록이다. 아울러 컵대회 우승까지 포함해 ‘트레블(3관왕)’까지 이뤘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뜨거웠다. 정말 쉽지 않은 경기였다”라면서 “힘든 순간에도 우리 선수들은 끝까지 싸워냈고 이겨냈다. 말도 안되는 마무리를 지웠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날 대한항공은 먼저 두 세트를 내줬다. 홈팀 현대캐피탈의 기세가 워낙 거세 반등을 이루기가 쉽지 않았다. 대한항공의 경기력도 좋지 못했다. 2세트까지 범실을 18개나 범했다. 특히 서브가 좀처럼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3세트 시작 전) 절대 포기하지 말자고 했다. 수비나 블로킹에서 몇 개만 하면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공이 코트에 떨어지기 전까지는 늘 기회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2021~2022시즌 대한항공의 제 8대 감독으로 부임한 틸리카이넨 감독은 외국인 사령탑 최초로 2년 연속 통합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 시즌 KB손해보험과 5경기 끝에 메달을 거머쥔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어떤 시즌이 더 힘들었냐는 질문에 “작년과 올해는 정말 스토리가 달라서 비교 대상은 아니다. 작년은 환상적인 기억들만 남겨두고 이번 시즌을 치렀다”라며 “정말 행복한 우승의 순간을 다시 느끼려고 매일 여기까지 달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2년 동안 기쁘게 보냈고, 한국 생활이 너무 좋다. 사실 배구 지도자의 삶은 어딜 가든, 체육관뿐이라 크게 달라질 건 없지만, 한국은 좋은 사람이 많아서 영광으로 생각한다”라면서 “배구는 절대 멈추지 않는다. 새로운 상대들도 있을 것이다. 배구는 나와 세상을 연결시켜주는 도구다. 그런 세계와 연결되면서 새로운 관계도 맺고. 새로운 생각도 얻게 된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주장으로 대한항공의 정규리그 1위를 견인하고,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한선수에게 틸리카이넨 감독은 “고생했어 친구”라고 말했다. 한선수는 1985년생으로 1987년생인 틸리카이넨 감독보다 2살이 많다.

마지막으로 우승을 한 선수들에게 한 마디를 해 달라는 질문에는 “나와 함께하는 선수들이 늘 더 성장하기를 바란다”면서 “하지만 그들은 한 시즌 동안 내 말을 너무 많이 들어야 했다. 오늘은 그냥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천안=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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