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e스포츠(젠지)의 원거리 딜러 ‘페이즈’ 김수환과 서포터 ‘딜라이트’ 유환중이 만개한 기량을 과시했다.
젠지는 8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플레이오프 4라운드 최종 결승 진출전 KT 롤스터(KT)와의 맞대결에서 3대 1로 승리했다.
두 팀의 대결을 앞두고 많은 이들이 KT의 승리를 점쳤다. KT가 이번 정규 리그 젠지와의 대결에서 모두 승리했고, 최근 플레이오프에서도 상대적으로 더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시즌 내내 좋은 호흡을 선보인 KT의 바텀 듀오를 상대로 젠지 바텀 듀오의 고전이 예상됐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정반대의 양상이 펼쳐졌다. 젠지는 KT에게 1세트를 패배했지만, 남은 세트를 내리 승리하며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젠지의 바텀 듀오도 눈부신 활약을 보여줬다.
2세트에서 젠지의 바텀 듀오는 ‘아펠리오스-탐 켄치’를 선택해 경기에 나섰다.
원거리 딜러 챔피언인 아펠리오스는 도주기가 없지만 강력한 화력을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폿 챔피언인 탐 켄치는 6레벨 이후 아군이나 적군을 집어삼킬 수 있는 스킬 ‘집어삼키기’를 통해 원거리 딜러 보호에 특화된 챔피언이다.
두 선수는 자신이 왜 해당 챔피언들을 기용했는지를 게임 내 플레이를 통해 증명했다. 아펠리오스를 선택한 김수환은 게임 내내 강력한 화력을 뽐냈고, 경기 종료 후에는 10명의 선수 중 가장 높은 대미지를 기록한 선수로 기록됐다. 탐 켄치를 선택한 유환중은 김수환이 대미지를 넣을 수 있도록 옆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KT의 예리한 노림수도 궁극기와 아군을 회복시키는 아이템 ‘구원’으로 무난하게 받아쳤다.
3세트에선 ‘쓰레쉬’를 선택한 유환중이 완벽한 플레이 메이킹을 통해 팀을 승리로 견인했다. 상대를 기절시키고 끌어당길 수 있는 Q스킬 ‘사형 선고’를 상대 딜러진에게 적중시키며 킬 포인트를 올리고, 아군이 자신에게 돌진할 수 있는 W스킬 ‘어둠의 통로’를 활용해 위기에 빠진 팀원들을 구해냈다. 경기 내내 활약한 유환중은 3세트 종료 후 ‘플레이어 오브 더 게임(POG)’에 선정됐다.
4세트 젠지의 바텀 듀오는 초반 라인전 단계에서 젠지의 서포터 ‘리헨즈’ 손시우(노틸러스)를 상대로 정글러 개입 없이 선취점을 만들어내며 이른 시간 격차를 벌리는 데 일조했다.
이들은 올 시즌 전임자인 ‘룰러’ 박재혁과 손시우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부담감 속에 시즌을 치렀다. 하지만 시즌을 거듭하면서 성장했고, 결승 진출이 걸린 중요한 경기에서도 팀 선배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치며 자신들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증명했다.
젠지는 결승 진출과 더불어 5월에 열리는 국제 대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진출도 확정했다. 결승 무대와 국제대회가 처음인 젠지의 바텀 듀오로선 더욱 성장할 기회를 얻은 셈이다. 경기 후 기자들과 만난 김수환은 “(MSI 진출이) 기대된다”라며 “롤드컵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젠지는 결승에서 T1과 맞붙는다. 젠지의 바텀 듀오가 세계 최강으로 평가 받는 바텀 듀오 ‘구마유시’ 이민형과 ‘케리아’ 류민석과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잠실=성기훈 기자 mish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