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납치된 40대 여성이 마취제 중독으로 사망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동안 경찰은 범행 차량 안에서 마취제 성분의 액체와 주사기가 발견된 점으로 미뤄 이경우·황대한(36)·연지호(30) 등 3인조가 납치살인 과정에 피해자에게 마취제를 놓은 것으로 추정해왔다. 살해 현장에서 주사기 고무망치, 케이블 타이, 청테이프 등이 발견돼 질식사로 추측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A씨 사건 배후로 지목된 재력가 부부 유상원(51)과 황은희(49)를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그러나 유씨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이 같은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했다. 또 유씨는 이날 오전 수서경찰서를 나서면서 취재진에게 “억울합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3인조에게 마취제와 주사기를 제공한 이경우의 아내 B씨도 이날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강도살인방조, 절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B씨가 강도살인에 쓰일 줄 알면서 자신이 일하는 성형외과 의원에서 마취제를 몰래 가지고 나와 이경우에게 건넨 것으로 보고있다.
유씨 부부는 2020년 투자한 P코인 실패의 책임을 놓고 A씨와 민·형사 소송을 치르며 오랫동안 갈등을 빚었다. 경찰은 이 같은 정황으로 미뤄 부부가 A씨에 대한 원한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