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 일본” 尹 엄호 국힘…녹취 공개에 망신

“주어 일본” 尹 엄호 국힘…녹취 공개에 망신

오역 논란에 원문 공개한 WP 기자
국힘 유상범 “좀 더 신중 기하겠다”
野 “‘바이든-날리면’ 이어 읽기 테스트 시키나”

기사승인 2023-04-25 20:37:40
윤석열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수단 교민 철수 관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전 외신 인터뷰 오역 논란이 일자 해당 기자가 직접 원문을 공개해 반박했다. 오역 가능성을 제기했던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사실관계 확인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며 주장을 철회했다.

워싱턴포스트(WP) 도쿄·서울 지국장인 미셸 예희 리 기자는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번역 오류 문제와 관련해 오디오(인터뷰 녹음본)을 다시 체크해 봤다”며 윤 대통령의 인터뷰 당시 일본 관련 발언 원문을 공개했다.

리 기자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정말 100년 전의 일들을 가지고 지금 유럽에서는 전쟁을 몇 번씩 겪고 그 참혹한 전쟁을 겪어도 미래를 위해서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하는데 100년 전에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했다.

트위터 캡처.

이는 전날 워싱턴포스트 인터뷰 기사에 보도된 내용과 같다. 24일(현지시간) 보도된 WP 인터뷰 기사에서 윤 대통령은 “유럽은 지난 100년 동안 여러 차례 전쟁을 경험하고도 전쟁 당사국끼리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았다”며 “나는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절대 할 수 없는 일이 있다거나,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일본이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오역이라면서 윤 대통령을 엄호한 여당은 난감한 처지가 됐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날 리 기자가 원문을 공개한 뒤 “인터뷰 워딩을 다 확인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는 해명을 내놨다.

전날 유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 발언을 놓고 비판이 커지자 “‘무릎 꿇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은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로 해석해야 한다”며 “오역을 가지고 반일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논란이 일자 대통령실은 “지금 유럽에서는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있습니다.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였다며 인터뷰 발언을 자체 공개했다. 그러나 WP 기사에 실린 발언과 달리 ‘받아들일 수 없다’의 주어가 빠져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제2의 날리면 사태’라며 이틀째 공세에 나섰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내 “공개된 내용은 (앞서 보도된) 기사 내용 그대로다. 윤 대통령의 친일 본색은 감출 수 없었다”면서 “그런데도 대통령실과 여당은 이번에도 대통령은 제대로 말했는데 국민이 못 알아먹는다고 한다. ‘바이든-날리면’ 발언 때는 전 국민 듣기 테스트를 시키더니 이번에는 읽기 테스트라도 시키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에 직접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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