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대표, 당원들이 직접 못 뽑는 이유 [쿡룰] 

원내대표, 당원들이 직접 못 뽑는 이유 [쿡룰] 

국회의원, 정당 아닌 국민의 대표자
정당, ‘정권 획득’ 위한 결사체
의회의 정당화에 정당 민주주의 더욱 절실

기사승인 2023-04-29 06:00:02
매일 전해지는 정치권 소식을 보고 듣다 보면 ‘이건 왜 이렇지’ ‘무슨 법에 명시돼 있지’ 등등 많은 궁금증이 생깁니다. 정치와 관련된 소소한 이야기부터 이해하기 어려운 법조문까지. 쿠키뉴스가 쉽게 풀어 설명해 드립니다. 일명 ‘쿡룰(Kuk Rule)’

박광온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당선 후 이재명 당대표, 박홍근 전 원내대표와 손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비명계 박광온 의원이 신임 원내대표에 당선되자 이재명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원내 사령탑이자 교섭의 주체인 원내대표는 중요한 자리인 만큼 당원들이 직접 뽑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성토까지 나온다. 

당내 2인자로 불리는 ‘원내대표’에 당원들이 직접 뽑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불가능하다. 원내대표 선거는 당의 대표가 아닌 원내 교섭단체의 대표를 뽑는 절차다. 의원이 아니면 투표권 자체가 없다.

국회의원은 정당에 소속돼 있지만, 특정 정당의 의견만을 대변하는 존재가 아니다. 국민 전체의 봉사자이자 국가기관이다. 

헌법 7조는 공무원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규정하고 있는데 공무원인 국회의원도 이 범주에 포함된다. 또 국회의원은 국회 구성원이면서도 300명의 각 의원 자체가 헌법기관인 셈이다.

최근 국회의원의 정당 기속화 현상(의원 개인 판단보다는 정당의 요구 등에 얽매임)이 가속되고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지만, 헌법의 원칙상 국회의원은 정당의 수단이나 하수인이 결코 아니다.

헌재 결정례도 이를 명확히 확인시켜 주고 있다. 헌재는 지난 00년 통합진보당의 정당해산심판 결정례를 통해 “정당 소속의 국회의원 등은 비록 정당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지만 헌법상으로는 정당의 대표자가 아닌 국민 전체의 대표자”라고 명시했다.

이쯤 정당의 역할이나 성격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정당은 정치적 뜻을 같이하는 이들의 결사체로 정권 획득이 목표다. 정당이 의회정치를 전제로 한 집합체인 만큼 국회를 존중하고, 헌법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정당 정치의 발달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의회의 정당 기속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당내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는 정당 민주주의 또한 필요하다는 게 헌법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재명 지지자 커뮤니티 화면 갈무리

헌법학자 황도수 건국대 교수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정당에 적을 두고 있더라도 국회의원은 정당의 하수인이 아니다”며 “국민을 직접 대표하는 하나의 헌법기관으로 정당의 의견을 수렴하면서도 결정은 각자가 양심과 신념에 따라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당은 국가기관을 구성하는 매개체라고 할 수 있으며, 정당 보조금 등을 지급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가 있다”며 “의회의 정당 기속화(의원 개인 판단보다는 정당의 요구 등에 얽매이는 현상)에 따라 정당 민주주의가 뿌리내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부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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