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형과 자밀 워니로 이어지는 ‘원투 펀치’가 침묵하자 SK도 무너졌다.
서울 SK는 29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안양 KGC와 3차전에서 70대 81로 패했다. 원정에서 1승 1패를 거두고 홈으로 돌아온 SK는 후반 KGC의 기세를 막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SK는 2차전에 이어 3차전에도 주축 선수들의 무릎을 꿇었다.
2차전에서 SK는 KGC에 67대 81로 패배했다. 김선형(10점 10어시스트)과 워니(9점 8리바운드)가 KGC의 수비에 꽁꽁 묶인 탓이다. 4년 연속 최우수 수비상을 탄 문성곤이 김선형의 전담 수비수로 가로막았고, 워니는 심판의 판정에 흥분해 평소보다 정확도가 떨어졌다
3차전을 앞두고 전희철 SK 감독은 “어제(28일) 훈련을 하면서 공격적인 부분에서 방향을 많이 틀었다. 문성곤 자체가 선형이의 시야를 가리게 되면서 왼쪽밖에 쓸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방향도 틀고, ‘몰빵 농구’를 하지 않고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가져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전 감독의 말대로 SK는 이날 김선형의 공격 위치에 변화를 줬다. 김선형이 ‘탑(3점 라인 중앙 근처)’이 아닌 측면에 배치됐다. 문성곤의 수비를 쉽게 뚫을 수 없다는 판단 하에 김선형이 공격 리딩 횟수를 줄이는 대신, 다른 선수들이 득점을 올리는 방법이었다.
전반전까지는 전 감독의 의도대로 경기 흐름이 펼쳐졌다.
워니가 부진했지만 대신 들어온 리온 윌리엄스가 9점으로 KGC와 골밑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최부경도 9점 6리바운드로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허일영과 최성원은 3점슛을 한 차례씩 더하며 외곽에서 득점을 지원했다. 김선형도 전반전까지 8점을 올려 SK가 전반전을 37대 31로 앞섰다.
KGC는 오마리 스펠맨을 대신해 투입된 대릴 먼로와 오세근이 경기를 풀어갔지만, 좀처럼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전 KGC의 맹공에 SK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전반전까지 7점을 올린 오세근이 후반전에 16점을 올렸다. 야투 성공률은 80%(8/10)에 달했다. 전반전까지 4점에 그친 ‘SK 킬러’ 렌즈 아반도도 후반전에 10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전반전에 무득점으로 자존심을 구긴 스펠맨은 16점 5리바운드로 환골탈태에 성공했다. 포스트 업 후 시도한 페이더어웨이 슛이 족족 림을 갈랐다.
후반전에 2점을 올리는 데 그친 김선형의 부진도 뼈아팠지만, 워니도 6점 4리바운드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4쿼터 초반 점수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슛을 시도하다가 스펠맨에게 연달아 블록을 당하는 굴욕을 당했다.
김선형과 워니가 모두 10점에 머물면서 SK는 KGC와 화력전에서 밀렸다. 두 선수의 장기인 플로터도 말을 듣지 않았다. 최부경이 23점 9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힘에 부쳤다.
경기가 끝나고 전 감독은 “전반 흐름을 잘 가져갔는데 선수들이 지친 듯하다. 그럴 때 활용할 가용 인원이 없다. 3쿼터엔 수비를 잘해놓고 득점이 안 터져서 분위기가 넘어갔다. 공격 리바운드를 뺏긴 것도 타격이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워니가 마음잡고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쉽게 되지 않았다. (김)선형이도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것 같다”면서 “결국 김선형과 워니가 터지길 바라야 한다. 지금은 선수들을 믿고 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잠실=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