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러·중 장악한 원전수출 시장…한미 협력 모색해야”

전경련 “러·중 장악한 원전수출 시장…한미 협력 모색해야”

기사승인 2023-05-03 10:11:56
세계 건설 중 수출 원전 현황. 전경련 

세계 원전 시장을 러시아와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이 공급망을 함께 구축하는 등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인 박상길 박사에게 의뢰해 작성한 ‘한미 원자력 민간 협력방안’ 보고서를 3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3개국에 건설 중인 수출 원전 34기 중 러시아가 건설하는 비중은 23기로 전체의 약 68%다. 중국과 우리나라 각각 4기, 프랑스 3기다. 러시아 원전수출은 국영기업 로사톰이 담당한다. 로사톰은 원전 건설뿐만 아니라 자금 지원과 우라늄 농축, 운영 및 유지보수 등을 ‘원스톱 패키지’로 묶어 제공한다.

후발주자인 중국도 거대한 국내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해외 원전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3개 국영기업인 CNNC, CGN, SPIC를 중심으로 원전 수출을 추진 중이다. 자체 개발한 원전(Hualong One)을 파키스탄과 아르헨티나에 수출했다. 중국이 원전 수출 시장 신흥 강자로 떠오른 시기는 지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과 독일 등 자유 진영 주요 국가들이 탈원전 정책을 펼친 시기와 비슷하다.

보고서는 최근 원전 수출 시장에서 미국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미국 정부가 중·러의 원전 시장 잠식을 안보 위협으로 인식, 산업 경쟁력 복원을 위해 전략을 마련 중이라는 것이다. 미국 의회에서도 원전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안들을 발의 중이다.

이에 따른 한미 협력 방안으로 △소형 모듈 원전(SMR) 제 3국 수출 공동 추진 △원전 연료 공급망 공동 구축 등이 제안됐다. 미국은 새로운 원전 수출 전략으로 기존 대형 원전이 아닌 SMR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신규 원전 도입국에 SMR 도입을 위한 초기 기반 구축을 지원하는 퍼스트 프로그램도 가동 중이다. 퍼스트 프로그램 지원 공식 발표 국가에 우리나라도 포함돼 있다. SMR에 쓰이는 연료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미국 내 대규모 연료 농축시설 건설사업에 지분투자 또는 EPC 형태로 우리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도 언급됐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으로 우리나라 에너지·건설 분야 기업과 미국 SMR 분야 혁신기업과의 협력의 물꼬는 트인 상황”이라며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고 SMR을 중심으로 세계 원전 시장 위상 회복을 위해 동맹국과 협력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도 실리와 명분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액션플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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