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절 다 갔네” 카드사 울상…2분기 전망도 ‘흐림’

“호시절 다 갔네” 카드사 울상…2분기 전망도 ‘흐림’

카드사 1분기 실적 일제히 하락
“높은 금리 부담” 연체율·리볼빙 잔액도↑
간편결제 시장 성장도 카드사 위협

기사승인 2023-05-04 06:15:01
서울시내 한 은행의 대출금리 안내 현수막.   연합뉴스
지난해 이례적 저금리 시대를 맞아 호실적을 낸 카드사들이 올해는 달라진 분위기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연체율과 리볼빙 잔액도 높아지며 카드사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전업 카드사 5곳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총 4602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5957억 원) 대비 22.7% 하락했다. 

하나카드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하나금융지주가 발표한 2023년 1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202억원이다. 전년 동기(546억원) 대비 63%가 줄었다. 이는 18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2019년 1분기 이후 최저치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1분기 순이익은 166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대비 5.2%(92억원)이 줄어 가장 감소폭이 적었다.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삼성카드는 1분기 145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1년 전보다 9.5%p 감소한 수준이다. 국민카드가 820억원(전년동기대비 –31.0%), 우리카드 458억원(-46.4%), 하나카드 202억원(-63.0%) 순이었다.

실적이 악화된 원인으로 카드사들은 조달 비용 상승을 들었다. 카드사는 은행처럼 예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채권을 발행해 외부에서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영업 비용이 느는 구조다. 채권 금리는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로 6%를 넘어서기도 했다. 시차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실적에 지난해 4분기 조달금리가 반영됐다. 신한금융지주는 “대출상품, 리스 등 고른 영업 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조달 비용 상승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와 연체율 상승에 따른 충당금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카드사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연체율도 올라갔다.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연체율은 모두 1%대를 넘었다. 특히 우리카드와 신한카드 연체율이 큰 폭으로 늘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1분기 0.88%에서 1.35%로 0.49%p가, 우리카드는 0.79%에서 1.35%로 0.56%p가 증가했다. △KB국민카드 0.79%→1.19% △삼성카드 0.7%→1.1% △하나카드 0.97%→1.14%로 잇따라 올랐다. 카드론은 주로 중·저신용자가 이용하고 다중채무인 경우가 많다. 금리 상승으로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이용자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연체율도 함께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리볼빙(일부결제금액 이월약정) 잔액도 늘었다. 리볼빙은 신용카드 일시불로 물건을 산 뒤 카드 대금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갚을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신용카드 연체를 막기엔 유용하지만, 카드론보다도 이자가 높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3월말) 기준 카드사의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1196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이월잔액(6조1770억원)과 비교하면 9426억원(16%) 급증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겸 한국신용카드학회장은 “채권 금리가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자금조달 비용은 앞으로 낮아질 여지가 있다”면서도 “문제는 연체율 증가로 위험관리 비용이 더 늘어나며 자금조달 비용 감소를 상쇄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카드사들의 사업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 같지 않다. 신용카드 결제실적(신판) 부분에서도 수익이 잘 나지 않고, 카드론은 줄어드는 추세라 대출에 대한 이익도 내기 쉽지 않을 것”면서 “간편결제 시장의 가파른 성장으로 카드사들의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2분기 실적은 1분기와 비슷하거나 악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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