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60억 코인 투자’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했으나 적절치 못했다는 당내 비판에 직면했다.
얼마 전까지 원내 사령탑을 맡았던 박홍근 의원을 비롯한 다수 의원이 정치인으로서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라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본인은 억울함을 호소하나 공직자인 정치인이 먼저 사과하지 않고, 법적 위반은 없다는 식의 해명으로 오히려 국민감정을 역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홍근 의원은 9일 아침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과할 건 사과했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본인은 억울해하나 국민은 사건의 본질이나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태도를 많이 보는 것 같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고 나서도 투자하는 것 자체는 잘못이 아니지만 의정 활동에 집중하지 못하고 코인 투자를 했다는 것에 대해 국민의 질타가 있는 것”이라며 “겸손하게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과할 건 사과하면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명명백백하게 밝혀 나갔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같은 당 소속인 이용우 의원도 쓴소리를 냈다. 이 의원은 같은 날 아침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더라도 정치적으로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며 “정치인으로서 바람직한 자세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정치인은 공직자로 불법적이거나 사적 이익을 취득할 수 없기에 공직자 재산 등록을 하는 것인데 그것이 블랙박스에 있었다면 검증을 받아야 한다”며 “그런데 신고가 안 돼 검증이 안 되는 영역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더 나아가 이 의원은 전날 김 의원의 해명이 충분하지 않다고도 강조했다. 결백함을 주장하고 있으나 결정적인 자료들이 없다는 취지다.
그는 “사실 주식을 팔았다면 주식이 감소하고 예금이 늘어있어야 하고, 그것으로 코인 투자를 했다면 예금이 감소해야 한다”며 “그런데 감소할 때 얼마짜리를 언제 샀는지에 대한 내역이 빠져 연결고리가 끊어져 있다. 그 부분에 대한 해명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갑석 최고위원도 당 지도부 중에는 가장 먼저 반성과 사과를 촉구하는 말을 냈다. 송 최고위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머리 숙여 사과하고 관련 정보 전체를 공개해야 한다”며 “민주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말씀드린다. 본질에서 벗어난 발언과 불충분한 해명으로 민주당에 대한 국민 신뢰를 갉아먹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민이 볼 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고 저를 비롯한 동료 의원들 또한 마찬가지”라며 “김 의원은 의혹 해소를 앞세우기보다 개인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하거나 타당 인사를 끌어들이고 무엇을 걸겠다는 등 불필요한 언사를 남발해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 큰 문제는 김 의원이 입장문을 내면서 국민들과 당원들 앞에 사과는커녕 유감을 표명하는 말조차 하지 않는 태도”라며 “서민의 아픔을 대변하겠다는 민주당의 국회의원이 사적 이익을 얻기 위해 수십억 원에 달하는 코인을 사고팔고 있었다는 사실이 정말 아무 문제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나”고 반문했다.
송 최고위원은 “더 이상 분별없는 발언으로 당 전체를 욕되게 하지 말고 첫 등원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공직자의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 숙고한 후 명확한 해명에 나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