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어닝 쇼크'로 큰 폭의 실적 부진을 겪은 유진투자증권이 경찰 압수수색까지 겹치는 등 '겹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8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서울 여의도 유진투자증권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유진투자증권 임원 A씨는 태양광 사업을 하던 코스닥 상장사 B사가 벌인 주가조작 의혹에 관여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SG증권발 주가조작 사태가 파란을 일으킨 가운데, 유진투자증권 현직 임원까지 연루된 것이다. 유진투자증권 임원 A씨는 태양광 사업을 하던 코스닥 상장사 B사가 벌인 주가조작 의혹에 관여해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B사가 지난 2018년 해외 바이오기업의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허위 정보를 흘려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해 왔다. 주가가 급등할 당시 출처 불명의 호재를 퍼뜨리는 데 A씨가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확보한 주가조작 관련 자료 등을 분석해 제기된 의혹을 확인할 방침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유진투자증권의 실적도 악화된 상태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 18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집계 수치인 1170억원 대비 85%가량 감소한 것이다.
당기순이익 부문도 157억원으로 전년(907억원) 대비 약 83% 줄었다. 또 다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도 2021년 9.93%에서 지난해 1.62%로 8.31%p나 하락했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치보다 저조한 '어닝 쇼크'의 부진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금리와 환율 등 변동성 확대로 인한 파생상품 거래이익이 늘어 매출은 늘었다”면서도 “상품운용실적 악화와 증시거래 부진으로 인한 위탁수익이 감소해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재무건전성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주요 지표인 순자본비율(NCR)을 살펴보면 2021년 324.56%에서 지난해 292.86%로 줄어들었다. NCR은 증권사가 가지고 있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자본 비율을 뜻한다. 해당 비율이 높을수록 자본활용 여력이 늘어나 사업 확대가 수월하다. 반면 NCR이 낮으면 자본 활용 여력이 떨어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00%로 미달 시 금융위원회로부터 단계별 경영개선조치를 받게 된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