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못하기 경쟁’, 늘어나는 ‘무당층’

‘여야, 못하기 경쟁’, 늘어나는 ‘무당층’

전통적 지지 지역서 ‘외면’…영호남서 지지 철회 ‘뚜렷’
국힘, TK 지지율 두 달 새 ‘반토막’…民, 호남서 지지율↓
홍형식 “무당층 표심 잡으려면 ‘당심 아닌 민심’ 집중해야”

기사승인 2023-05-11 06:05:0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쿠키DB

정치권의 ‘못하기 경쟁’에 국민 대다수가 실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하던 정당에 대한 신뢰를 거두고 무당층으로 돌아선 이들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특히 여당과 야당의 지지세가 강한 영남과 호남에서의 무당층 증가가 눈에 두드러졌다.

내년 총선은 중도층 또는 무당층의 표심을 누가 잡느냐가 관건인 만큼 향후 여야의 잘하기 경쟁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쿠키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8일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현재 정당 지지도 및 차기 총선 정당 호감도 등을 조사한 결과, 최근 3개월 사이 전국적으로 무당층이 대폭 늘었다.

특히 여당과 야당의 정통적 지역 기반인 영남과 호남에서의 무당층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는데 현 정치권에 대한 전반적인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이승렬 디자이너

보수의 정통적 지지 기반으로 불리는 대구·경북에서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최근 2개월간 계속 내림세를 보였다. 3월 63.9%를 기록하던 여당 지지율은 4월 55.2%로 줄더니 5월에는 37.7%까지 떨어졌다. 거의 반토막 수준이다. 

대신 같은 기간 대구·경북 무당층 비율은 크게 늘었다. 3월 16.3%에 불과하던 대구·경북 무당층은 5월에는 31.4%까지 늘었다. 지역 내 여당 지지율(33.7%)과 맞먹는 수준이다. 

정부여당에 대한 보수 지지층의 강한 불만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민주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일 굴욕외교 공세에 힘입어 지난 4월 잠시 여당 지지율을 앞섰지만, ’전대 돈봉투 의혹’ ‘김남국 60억 코인 논란’ 등 연이은 악재로 한 달 사이 정당 호감도 1위 자리를 국민의힘에게 다시 내줬다.

호남에서의 당 지지율도 한 달 새 4.9%p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무당층 비율은 2.5%p 늘었다. 

그래픽=이승렬 디자이너

데이터 전문가인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10일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대일 굴욕외교뿐 아니라 경제적 의존도가 상당한 중국을 외교적 관점에서 전격 배제하는 모습 등 전반적인 외교 방향성에 대한 반발이 보수 또는 TK 지역 내에서도 나오는 것”이라며 “그러면서도 임기 초반이니 너무 힘을 빼면 안 된다는 이중적 심리가 있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또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같은 날 쿠키뉴스에 “지난 3월 대일 굴욕외교를 시작으로 최근 방미 외교에서도 국가적인 체면을 버려가면서도 이득을 본 게 없는 현실에 진짜 보수라고 생각하는 TK 민심이 돌아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홍 소장은 호남의 민주당 지지 철회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을 지지할 수 없어 민주당을 지지할 뿐이지 호남이 온전히 민주당을 신뢰하는 것은 아니다”며 “그러다 보니 ‘전대 돈봉투 의혹’, ‘60억 코인 논란’ 등 당내 부당한 모습에 대해서는 지지 철회 의사를 강력히 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당심 아닌 민심 회복에 누가 먼저 나서는지가 총선 승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치권이 잘하기 경쟁으로 국민적 지지를 받는 게 아닌 상대 당의 잘못에 따른 반사적 이익만을 누리는 가운데 민감한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서는 당원 맞춤형 전략이 아닌 국민적 시선에 초점을 둔 전략이 더욱 절실하다.

홍 소장은 “여당과 야당 모두 민심에서 멀어진 채 당원들의 생각이 무엇인지만 집중하고 있는데 이는 내년 총선의 필패 요소”라며 “어느 당이 먼저 당심 아닌 민심을 읽는지가 총선 승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무선 89.0%)와 전화면접(유선 11.0%)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2.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표본 추출은 유무선 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2023년 3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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