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상승 속 늘어나는 기업대출…코로나 지원도 끝나는데

연체율 상승 속 늘어나는 기업대출…코로나 지원도 끝나는데

기사승인 2023-05-11 10:35:10
쿠키뉴스DB

연체율이 치솟는 상황에서 국내 5대 은행의 기업대출이 올해 들어 16조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경기악화에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경영 상황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오는 9월 코로나 금융지원까지 종료를 앞두고 있어 향후 부실 증가에 대한 우려가 높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지난달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약 720조800억원으로 전월 대비 5조4030억원(0.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폭이다. 지난해말(703조7300억원)과 비교하면 16조원 가량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114조6743억원)이 한 달전에 비해 2조3882억원(2.1%), 중기대출(290조7678억원)이 2조4300억원(0.8%), 소호대출(314조6358억원)이 5845억원(0.2%) 늘었다.

기업대출 증가와 함께 대출 연체율은 2년반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금감원이 지난달 25일 발표한 2월말 국내은행의 연체율 자료를 보면 국내은행의 기업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39%로 전월말 대비 0.05p(포인트) 올랐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0.09%)은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0.47%)이 전달 대비 0.08%p, 개인사업자대출은 0.06%p 급등했다.

여기에 오는 9월부터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지원된 코로나 만기연장·상환유예가 종료된다. 5대 은행이 대출 만기를 연장하거나 원금 상환을 유예한 대출 잔액은 4월 말 기준 36조6206억원에 달한다. 만기가 연장된 대출 잔액은 34조8134억원, 원금 상환과 이자 납입이 미뤄진 규모는 각각 1조5309억원, 2761억원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코로나19 피해 대출 만기를 금융권과의 자율 협약에 따라 최장 3년간 연장할 수 있도록 하고, 상환 유예의 경우 최장 1년간 다시 미뤄줬다. 재연장 결정이 없는 한 오는 9월부터 상환 유예 대상 대출자들부터 금융지원이 사실상 종료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원금 및 이자 상환 부담이 올라간다는 의미다.

은행권에서는 특히 소상공인 대출에 대한 우려가 크다. 5대 은행의 4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12조3107억원으로, 올해 1월 310조 7320억원에서 4월말까지 1조6000억원 가량 늘어났다.
 
금리 장기화로 인한 경기 악화가 장기화되면서 개인사업자들의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악화되면서 개인사업자들의 운전자금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자영업자에 대한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진선미 의원은 "자영업 다중채무자와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한 자영업자 대출의 질적인 악화가 확인된다"며 "지난해 이어진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을 경감하고 자영업자의 상환능력을 높이는 맞춤형 지원방안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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