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은행 연체율…가계·자영업자 ‘비상’

심상치 않은 은행 연체율…가계·자영업자 ‘비상’

연체율 평균 0.304%…3월보다 0.032%p↑, 1년 전보다 0.118%p↑

기사승인 2023-05-22 10:44:28
쿠키뉴스DB.

5대 시중은행의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특히 가계대출과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금융 불안정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4월 말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평균 0.30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0.272%)보다 0.032%p 올랐을 뿐 아니라, 지난해 같은 달(0.186%)과 비교하면 0.118%p나 높은 수준이다.

4월 5대 은행의 신규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부실 대출채권)비율도 일제히 올랐다. 신규 연체율은 해당월 신규 연체 발생액을 전월 말 대출잔액으로 나눈 것으로, 새로운 부실 증감 추이를 보여준다.  

신규 연체율은 평균 0.082%로, 올해 3월과 작년 4월보다 각 0.008%p, 0.04%p 높아졌다. 고정이하여신 비율(0.250%)도 0.008%p, 0.016%p씩 올랐다.

대출 주체별로 나눠보면 가계(0.270%)와 기업(0.328%) 연체율은 한 달 사이 각 0.032%p, 0.034%p 올랐고 1년 새 각 0.116%p, 0.118%p 상승했다.

특히 소상공인들의 대출 연체율 상승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8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소득 수준별 대출 잔액·연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전체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19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3분기(1014조2000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1000조원을 넘었고,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 4분기(684조9000억원)와 비교하면 48.9% 늘었다.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0.19%에서 4분기에는 0.26%로 3개월 사이 0.07%p 뛰었다. 이는 코로나 사태 초기인 2020년 2분기 0.29% 이후 2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자영업 대출자 연체율을 소득별로 나눠보면 저소득층(소득 하위 30%)은 지난해 3분기 0.7%에서 4분기 1.2%로 0.5%p 높아졌다. 이 계층의 연체율(1.2%)은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4분기(1.3%) 이후 3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자영업자 차주 상당수가 소득의 70% 이상을 빚 갚는 데 쓰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 말 기준 금융부채가 있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70% 이상인 자영업 가구는 38만8387가구로 집계됐다.

연체율이 하반기에 더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오는 9월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코로나19 금융지원(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이 종료가 예정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이 사업 목적으로 대출을 받기도 하지만, 개인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자금을 마련했을 가능성도 굉장히 크다”며 “금리가 낮은 주담대 등으로 자금을 마련한 자영업자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잠재 부실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운 기자 chobits309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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