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수출’ 코로나 특수 끝났지만… 업계, 빠른 개선 전망

‘의료기기 수출’ 코로나 특수 끝났지만… 업계, 빠른 개선 전망

올해 1분기 의료기기 수출액 전년 대비 48% 감소
진단키트 급감한 대신 비코로나19 제품 해외서 주목
미용기기·렌즈 등 수출 성장…“하반기부터 수출 회복”
“기술 협약·규제 완화 이뤄지며 신사업 활성화도 기대”

기사승인 2023-05-23 06:40:53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내 의료기기 시장이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수출 규모가 감소하며 한파를 맞았지만, 오히려 업계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비치고 있다. 현 정부의 규제 완화, 해외 교류 강화 등의 지원책을 통해 수출 감소세를 회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22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의료기기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48.3% 감소한 14억8000만달러(약 1조9551억원)를 기록했다. 체외 진단기기 품목의 수출이 80.8% 급감한 점 등이 수출 하락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안정세가 이어지면서 대부분의 국가에서 진단키트 수요가 대폭 감소한 것이다. 의료기기 수출액은 2021년 92억달러에서 2022년 82억달러로 11% 줄어 이미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최근 10년간 수출 품목의 무역특화지수 분석’을 통해 광학·정밀·의료기기의 무역특화지수가 2021년부터 양수(+)에서 음수(-)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부터 의료기기 품목의 수입 건수가 수출 건수보다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경련은 “우리나라 수출 품목의 전반적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며 “수출 한파가 거세질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예상된 결과”라는 반응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은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세계적 금리 인상, 원자재 수급 불안정 등이 이어지며 지난해부터 의료기기 수출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재화 한국의료기기협동조합 이사장은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응급상황에 대비해 진단키트, 바이오 등 수출이 급격하게 늘었지만 감염병 종식으로 수요가 줄어들었다. 게다가 글로벌 통화긴축 등으로 인한 단가 상승, 금리 인상 등으로 수출에 제동이 걸렸다”며 “총체적으로 경기가 둔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분위기는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실상 코로나19 수혜 기간을 제외하면 의료기기 수출은 꾸준히 증가세를 그리고 있고, 현재도 새로운 의료기기 품목의 해외시장 진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5년 보건산업 수출액 연평균 증가율.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임민혁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정책사업본부장은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제때 공급할 수 있었던 나라가 별로 없는 가운데 국내 의료기기 수출 규모가 급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 시기를 제외한 2019년 38억달러, 2020년 70억달러와 현재를 비교해보면 수출액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며 “오히려 현재는 비코로나19 제품들이 해외에서 주목받으며 비중을 넓혀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체외진단 부문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독감을 동시에 잡아낼 수 있는 제품들이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더불어 미용의료기기, 콘택트렌즈 등도 품질 대비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워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실제로 진흥원의 올해 1분기 의료기기 수출 비중을 보면 전체 수출 금액은 줄었지만 방사선 촬영기기(+23.4%), 의료용 레이저 기기(+10%) 품목은 증가했다. 또한 지난해 수출 품목에서 초음파 영상진단기(+10.4%), 임플란트(+25.1%), 방사선 촬영기기(+14.7%) 비중이 늘었다. 

최근 정부가 진행한 미국, 일본과의 기술동맹, 규제 완화 정책 등이 수출 실적 개선에 힘을 더 실어줄 것으로 업계는 기대했다. 

이 이사장은 “현 정부가 연구개발비, 해외인증비를 지원하고 수출 금융도 최대 9000억원까지 풀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자금이 투입되는 과정인 만큼 빠른 시일 내 금전적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해외 전시 지원과 기술 협약, 규제 완화 등으로 신사업도 활성화하는 추세”라며 “하반기부터는 적자 폭이 줄어들며 수출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이사장은 “지금보다 더 속도감 있게 정책을 추진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수출 지원책이 다소 아쉽다는 의견도 나온다. 디지털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헬스케어는 국내 실적이 없어 적극적 수출 타진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병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줘야 한다”며 “독일처럼 디지털헬스케어 육성 별도법을 만들거나 일본과 같이 건강보험 급여등재 기간을 줄여주는 등 정부 차원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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