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무안국제공항 2층에서 열린 하이에어 국제선 취항 기념행사에 나란히 참석한 김영록 지사와 김산 군수는 30여분 동안의 행사 내내 서로를 외면한 채 자리를 지키다, 행사가 끝나자 별다른 대화 없이 어색한 악수만 나누고 헤어졌다.
행사 전에도 두 사람이 만나 대화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 역시 불발됐다. 행사 전 공항 귀빈실에서 가진 티타임에 김 지사와 서삼석(영암‧무안‧신안, 민주) 국회의원, 김경현 무안군의장 등 내‧외빈들이 참석했지만, 김 군수는 ‘속이 울렁거린다’며 귀빈실행을 거부하고 2층 행사장으로 곧바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이날 김 지사는 축사를 통해 “광주 민간 공항과 군 공항이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무안군민과 전남도민들이 숙고해달라”며 “정확한 정보에 의해서 판단하신다면 저는 우리 도민들의 뜻을 따르겠다”고 호소했다.
김 지사는 “무안국제공항이 서남권 관문공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국내선과의 연계가 중요하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광주 민간 공항의 무안공항 통합이 조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 부분은 포기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축사 첫머리에 KTX 무안국제공항 경유, 대형 여객기 이착륙이 가능토록 하는 활주로 연장, 주차공간 추가 확보, 공항 진입도로 4차로 확장, 여객청사 리모델링 등 전남도가 무안국제공항 활성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국제선 확대를 위한 노력과 성과를 설명하고, 무안국제공항의 정기노선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 다음으로 축사에 나선 서삼석 의원은 짤막한 취항 축하에 이어 “전남지사의 말에 토를 달지는 않겠다”며 군 공항 이전 문제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그러나 행사 후 김 지사의 주장에 대한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택도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김산 군수는 “특별히 하이에어에 감사를 드리고 싶은 것은, 무안국제공항이 코로나19 때문에 직격탄을 맞았다. 그 와중에 하이에어가 꾸준히 명맥을 이어왔다”면서 “먼지 펄펄 날리던 공항이 다시 활기를 찾는 공항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하고 싶은 말은, 지사가 마지막으로 한 짧은 말에 서움함이 있다"고 말해 김 지사가 축사 말미에 광주 군 공항과 민간 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이전을 위한 숙고를 바란다고 말한 것에 대한 불편함을 에둘러 표현했다.
한편 무안국제공항에는 현재 베트남과 일본에 각각 2개씩의 국제선 노선이 운항 중이며, 중국과 몽골 노선이 6월과 7월 취항을 앞두고 있다.
베트남 나트랑은 퍼시픽항공이 화‧토요일 연중 운항 중이고, 다낭은 퍼시픽항공이 27일 마지막 운항을 앞두고 있고, 비엣젯항공이 오는 8월 12일까지 수‧토요일 운항한다.
일본 나고야는 지난 12일부터 대한항공이 운항을 시작해 오는 11월까지 월요일과 금요일 운항하고, 기타큐슈는 이날 취항식을 가진 하이에어가 8월 31일까지 주 5회 운항한다.
중국 장가계는 사천항공이 오는 6월부터 10월 28일까지 화‧금요일 운항하게 되고, 몽골 올란바토르는 훈누항공이 7월 15일부터 8월 20일까지 5일 단위로 운항한다.
일본 나고야를 운항 중인 대한항공은 오사카와 나리타 노선에 전세기 추가 취항을 검토 중이다.
국내선은 금‧일요일 오전 10시 40분 출발하는 제주 노선과 오후 1시 35분 출발하는 김포 노선을 하이에어가 운항 중이며, 코로나로 인한 여객 수요 감소로 운항을 중단한 울산 노선 재개도 검토 중이다.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