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모든 부서 사무관리비 부정 사용

전남도 모든 부서 사무관리비 부정 사용

사무관리비 감사 부정 사용 무더기 적발…사적 사용 50명 신분 조치

기사승인 2023-05-25 15:28:26
김세국 전남도 감사관이 25일 도청 기자실에서 전남도 사무관리비 집행내역 감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전남도
사무관리비 사적 유용 논란에 대해 전남도가 자체 감사를 벌인 결과 불법행위가 전 부서에서 적발됐다.

사무관리비 예산으로 구입해 사적으로 사용한 물품은 로봇청소기, 상품권,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지갑, 의류는 물론, 두유와 샴푸까지 품목도 규모도 다양했다. 

이들은 사적으로 이용할 물품을 구입하고 사무용품을 구입한 것처럼 허위견적서를 첨부해 예산을 집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남도는 감사관을 단장으로 2개 반 8명으로 감사반을 꾸리고 지난 3월 27일부터 최근까지 약 2개월 동안 본청과 직사업소, 의회 등 도 74개 모든 부서의 최근 3년간 사무관리비 지출서류, 거래처 매출장부 23만 건에 대해 집중 감사했다.

감사 결과 사무관리비 부당 집행은 모든 부서에서 적발됐으며, 이 중 예산 사적사용자 50명에 대해 신분상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이들 대부분은 과 서무업무를 맡고 있는 8, 9급 공무원이며, 이들이 구입한 사적 물품을 함께 나눠 쓴 상급자들도 포함됐다.

현재까지 적발된 금액 규모는 4363만 원이지만 진행 중인 경찰 수사와 감사를 통해 금액은 물론, 징계 대상자도 더 많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횡령 금액이 200만 원 이상인 6명 중 혐의를 모두 인정한 3명은 전남경찰청에 고발하고, 나머지 3명은 수사의뢰했다.

횡령 금액 200만 원 미만 처분 대상자 중 10명은 중징계 요구하고 4명은 경징계, 30명은 훈계 조치하고, 업무추진비나 자산취득비로 구입해야 할 품목을 사무관리비로 예산 과목을 부적정하게 집행한 부서는 주의 조치할 방침이다.

고발된 한 공무원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도청매점 아이디를 이용해 사무관리비로 두유, 샴푸, 캡슐커피, 휴대용청소기 등 70여 개 품목 318만 원 상당의 물품을 구입했고, 골프용품 상품권, 의류 상품권 등 419만 원의 물품을 구입해 사적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스마트워치, 구두, 로봇청소기 등 20개 품목 630만 원 상당의 물품을 구입해 본인이 사용하거나 팀 직원들에게 전달한 혐의로 경찰에 수사의뢰됐다.

중징계 대상자 중에는 에어팟, 크로스백, 개인도서 등 21개 품목 148만 원 상당의 물품을 구입해 사적으로 사용했거나, 아이패드와 에어팟을 118만 원에 구입해 사적으로 사용한 공무원도 포함됐다.

35만 원짜리 에어팟을 구입하는 등 사무관리비 사적물품 구매 비용이 50만원 이하인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훈계조치키로 했다.

앞으로 사무관리비에 대한 부적정 집행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납품 일시가 자동으로 표기되는 타임스탬프 카메라 어플을 활용해 구입 물품 인화 사진을 집행서류에 첨부토록 의무화 할 계획이다. 그동안 기존 지출서류에 첨부된 동일‧유사 물품의 사진을 재활용하는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회계과에서 연 1회 일상경비 지출내역 검사를 했으나, 앞으로는 감사관실 주관으로 매년 12월 당해 연도 집행 물품 구입비, 홍보비, 출장비에 대해 중점 감사를 추가 실시한다.

또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물품 구매가 필요한 경우 그동안 도청 매점 인터넷 쇼핑몰 아이디를 이용해 19%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구매했으나, 앞으로는 회계과에서 발급한 공인인증서로 각 부서에서 직접 구매해 수수료를 없애기로 했다.

부서 서무 직원이 물품을 검사하고 서무팀장(분임물품출납원)이 검수를 했던 것을 앞으로는 100만 원 이상 물품 구입은 실과장이 물품검사(수)조서를 확인토록 내부통제를 강화키로 했다.

회계 담당자 직무교육을 연 1회에서 2회 이상으로 늘리고, 전 직원에 대한 청렴 교육도 연 1회에서 2회로 확대한다.

‘전라남도 공무원의 직무관련 범죄 고발지침’의 공금 횡령 및 유용의 고발 기준을 강화한다. 횡령은 현행 200만 원 이상에서 100만 원 이상으로, 유용은 3000만 원 이상에서 200만 원 이상으로 고발 기준 금액을 낮추는 내용으로 조례를 개정하기로 했다.

‘사무관리비’란 사무용품과 비품 등의 구매를 위해 각 부서에 할당되는 예산으로 올해 전남도 74개 부서의 전체 사무관리비는 769억 원이며, 이중 특히 논란이 됐던 일반수용비는 436억 원이다.

이 예산은 각 과 서무 담당 공무원이 도청 매점에서 개설한 인터넷 쇼핑몰 ID를 공유해 물품을 쇼핑몰 장바구니에 담아두면 19%의 수수료를 받고 매점에서 구매를 대행하고 서무 담당 공무원이 법인카드로 매점에 물품 대금을 결재하는 방식이다.

무안=신영삼 기자 news032@kukinews.com
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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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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