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오염수, 지금은 처리수’…처지 따라 태도 바꾼 국민의힘

‘그땐 오염수, 지금은 처리수’…처지 따라 태도 바꾼 국민의힘

2년 전 후쿠시마 방류 극렬히 반대…지금은 ‘침묵 모드’
‘대통령실 눈 밖 날까’ ‘지역 민심 자극할까’ 노심초사
신인규 “스스로 정치 혐오 조장…정치인 자격 있는지 돌아봐야”

기사승인 2023-05-26 06:00:01
일본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 촉구 기자회견 참석자들.   사진=박효상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국민적 관심사인 가운데 ‘처지’에 따라 언행을 바꾸는 정치권의 이중적 행태에 비판이 나온다. 

지난 2021년 일본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출 결정했을 때는 격렬히 반대하던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금은 침묵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에 대한 진심 어린 생각보다 본인들의 앞날만을 걱정하는 모습이 정치 불신을 넘어 혐오까지 양산하고 있다.

지난 2021년 6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규탄 결의안’이 압도적 찬성으로 의결됐다. 일본이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로 발생한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겠다고 하자 인접 국가 대한민국 국회가 강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차원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소속 의원 59명이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들 중에는 현재 국민의힘 당 지도부인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도 포함됐다. 당시 국힘 소속 의원 절반이 넘는 인원이 찬성했으며, 국민의힘은 결의안 이외에도 농해수위, 환노위 소속 의원 명의의 별도 규탄 성명을 내기도 했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곧 방류한다는 일본에 대해 침묵하는 지금의 국민의힘 모습과는 상반된다.

일본과 바다를 맞대고 있는 부산·울산·경남 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은 특히 더 노심초사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실과 다른 생각을 표출하면 행여 공천에 영향이 있을까 봐 소신 발언도 못 하고 있으며, 정부 측 의견에 힘을 보태자니 지역 민심의 역풍을 맞을 우려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부산 경남 지역 여론은 좋지 않다. 일본과 바다를 맞대고 있는 지역적 특성상 해양수 방류에 대해 걱정이 없을 수 없어서인데 이는 여론조사 지표를 통해서도 확연히 확인된다.

CBS노컷뉴스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10~12일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6명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한 결과, 국민 51.6%가 정부의 후쿠시마 시찰단 파견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한정 표본 조사에서도 부정 여론이 51.6%로 집계됐다.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모습.   쿠키DB

신인규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 대표는 25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정치권의 이중적인 모습이 결국 국민을 실망케 하고, 정치 혐오를 양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의 영역까지 정치적 논리를 가져다 대고 있다”며 “자신들이 집권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일본의 방사능 방류수가 오염수인지 처리수인지 입장이 달라진다. 얼마나 기이하냐”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국민은 상황이나 처지에 따라 말을 바꾸는 정치인을 바라지 않는다”며 “이런 식의 모습은 결국 정치 혐오를 조장하고, 스스로 정치인으로서 자격 없음을 입증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해당 조사는 성별·연령대별·지역별 인구 구성비에 따른 비례할당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한 설문지를 이용해 무선전화 RDD 100%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1.7%이고, 95% 신뢰수준에 표준오차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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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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