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가노현에서 한 30대 남성이 흉기와 엽총으로 여성 2명과 경찰관 2명을 살해했다. 범행을 저지른 남성은 인근 건물로 들어가 12시간 가까이 경찰과 대치하다가 검거됐다.
26일 NHK·아사히신문·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나가노현 북부 나카노시의 한 마을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의 용의자 A씨가 이날 새벽 4시30분쯤 12시간에 걸친 경찰과의 대치 끝에 스스로 건물 밖으로 나와 체포됐다. 이 건물은 나카노시 의회의장의 자택으로 경찰은 A씨를 의회의장 아들로 보고 있다.
사건은 전날 오후 4시25분쯤 벌어졌다. 경찰은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한 남성이 여성을 흉기로 찔렀다”는 신고를 받았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은 A씨가 쏜 총에 맞았다. 범행 후 나카노시 의회의장 자택으로 A씨는 도망쳤다. 당시 집에 있던 의장의 아내와 또 다른 여성 1명은 집에서 빠져나왔지만, 현장 근처에서 고령의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으로 여성 2명과 경찰 2명 등 4명이 사망했다.
범행 현장 인근에서 발포음이 계속되고 대낮 총격범과 경찰의 대치가 길어지면서 주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경찰은 주민 60여명을 인근 중학교 체육관으로 대피시켰다.
현지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 남성의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묻지마 범죄’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A씨가 피해 여성(66)에 흉기를 휘두른 상황을 목격한 B씨가 “왜 이런 짓을 하느냐”고 묻자 A씨는 “죽이고 싶어서 죽였다”고 말한 뒤 현장을 떠났다고 NHK는 보도했다.
작은 시골마을에서 벌어진 총기 사망 사고에 주민들은 충격에 빠졌다. 일본은 총기 규제가 엄격하고 총기 사건이 매우 드물다. 한 주민은 NHK에 “시골마을에서 이런 사건이 일어났다는데 충격이 크다”고 했다. 피난소로 대피한 주민들도 “밤새 한숨도 못 잤다” “위해가 가해질까 두려웠다”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