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 속 경상수지 다시 적자…장기침체 우려 커졌다

수출 부진 속 경상수지 다시 적자…장기침체 우려 커졌다

경상수지 7.9억달러 적자, 수출 8개월 연속 감소세
한경연,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 0.2%p 하향 조정
고금리 부채 리스크, 경기활성화 대책 마련해야

기사승인 2023-06-09 14:28:04
연합뉴스

올 4월 경상수지가 7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한달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수출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가 모두 적자를 기록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수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경기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동시에 부채 리스크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3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 4월 국내 경상수지는 7억9000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계속해서 적자를 보이던 국제수지는 3월 흑자로 전환됐지만 1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했다. 이에 4월까지 누적 경상수지 적자규모도 53억7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상품수지는 5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수출이 491억1000만달러, 수입이 485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99억3000만달러(-16.8%) 줄며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지만 수입도 485억3000만달러로 73억8000만달러(-13.2%) 감소한 영향이다. 

서비스수지는 12억1000만달러 적자를 보였다. 지난 3월(-19억달러) 보다 적자 폭이 감소했지만 지난해 5월 이후 12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밖에 본원소득수지도 9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고, 운송수지는 3000만달러 흑자를 달성했다. 

전문가들은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최근 소비마저 침체국면을 보이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5%에서 1.3%로 0.20%p 하향 조정했다. 이승석 부연구위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의 최대 상방요인이었던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함에 따라 수출부진이 심화되고, 이로 인해 내수부문마저 위축되고 있다”며 “하반기 이후에도 리오프닝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성장률은 더 낮아지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경기불황에 따라 소득기반이 크게 약화된 가운데, 고금리로 민간부채에 대한 연체율이 급등하기 시작했다”며 “정부의 정책여력이 이미 소진된 가운데, 부채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자칫 경기불황이 경제위기로 발화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경제연구원도 현재 한국 경제가 수출 경기 침체 속에서 소비마저 위축되며 경착륙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했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이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국내 투자도 부진한 모습이라는 평이다. 연구원은 이 시점에 적절한 정부 대응이 없을 경우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향후 전개되는 불황의 진폭을 줄이고 불황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선 보다 적극적인 경기 활성화 노력이 시급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경제 철학이나 경제 이론에 대한 집착보다는 경제 현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실용적이고 유연한 경제 정책 기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수 불황 국면의 시작에 대응해 적극적인 소비 시장 활성화 노력이 시급하다”면서 “수출 경기 침체 장기화 가능성에 대응해 통상·외교에서의 불확실성 완화 및 차별적 시장 접근 전략 마련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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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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