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에 LCC 노선 경쟁…“정비기술 시급”

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에 LCC 노선 경쟁…“정비기술 시급”

-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시 '경쟁제한' 돌파구 LCC 주목
-미주 및 유럽 장거리 노선 확대 에어프레미아, 티웨이
-LCC, 국내 대형 항공사가 갖춘 자체 정비 대비 미흡

기사승인 2023-06-17 06:00:30
유명섭 에어프레미아 대표가 14일 서울 글래드호텔에서 회사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사진=조은비 기자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 결합 성사시 반납하게 되는 슬롯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EU 경쟁당국은 두 항공사의 결합 조건으로 신규 항공사 진입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 전과 유사한 경쟁 환경을 유지해 경쟁 제한 가능성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EU 경쟁당국의 조건으로 미주, 유럽 등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LCC가 슬롯 경쟁에 뛰어든 이유다. 

EU 집행위의 예비조사 결과를 담은 중간 심사보고서(SO)에 따르면, 경쟁 위축 가능성이 있는 여객 노선은 한국(인천)~프랑스(파리)·독일(프랑크푸르트)·이탈리아(로마)·스페인(바르셀로나) 4개 노선이다. 국내 LCC가 꾸준히 운수권을 확보하려는 노선이기도 하다. 

국내 항공업계에서는 유럽 노선 운항을 추진하는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이 대체 항공사로 주목받고 있다. 에어프리미아는 지난 5월 미주, 유럽 등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B787-9 드림라이너 5호기를 도입했다. 오는 2024년에는 B787-9 4대를 도입해 장거리 운항 기종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2024년 B737-8 4대, A330-300 2대 등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기재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유명섭 에어프레미아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취항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항공, 아시아나 결합시 반납하게 되는 슬롯에 대한 적임자가 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5월 LA 탑승률을 80% 이상 기록하면서 안정화 단계에 진입한 만큼 향후 운영을 잘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고 밝혔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12월 국내 LCC 중 최초로 인천~호주 시드니 노선 운항에 필요한 운수권을 확보해 장거리 노선 운항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김광옥 한국항공대학교 교수는 “LCC에서 보잉 787 기재를 확보했다는 것은 항공기에 투입될 인력에도 투자했다는 것”이라며 “LA, 프랑크푸르트 노선도 장거리 운항이 가능하다는 것이 검증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LCC 자체 정비는 아직 미비한 상태다. 김 교수는 “그 동안 모회사가 없는 LCC는 자체 정비가 불가능해 싱가포르, 중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 외주로 정비를 맡겨왔다”며 “현재 거론되는 에어프레미아, 티웨이항공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항공기 정비는 통상 경정비와 중정비로 나뉜다. 중정비가 가능한 곳은 대한항공, 아시아나, 카이, 샤프테크닉스케이 등이다. 국내 LCC의 경우 비교적 간단한 정비에 해당하는 경정비 인력은 갖췄지만, 중정비에 해당하는 장비와 인력이 부족해 외국에서 정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A380을 제외하고 대부분 중정비를 국내에서 하고 있다. 국대 대형 항공사인 아시아나 역시 국내에서 중정비를 진행한다.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항공이 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 시 최적의 대체 항공사가 되기 위해서는 장거리 노선 확보뿐만 아니라 항공기 자체 정비 시스템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구체적인 것을 공개하기는 어려운 시점이지만,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놓고 검토하고 있다”라고 짧게 답했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대한항공·아시아나 결합 심사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라 외부에 발표할 시기는 아니라고 판단 된다”고 했다. 

조은비 기자 silver_b@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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