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시선]굵직한 사업 없는 ‘만경강 기적 프로젝트’

[편집자 시선]굵직한 사업 없는 ‘만경강 기적 프로젝트’

완주군, 만경강 주변에 280억원 사업비 대형 주차장 강행
생태계 살리고 ‘명품 하천’ 자리매김할 지역 개발 절실

기사승인 2023-06-20 10:27:34
완주군이 대형 주차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만경강 일대 

쿠키뉴스 전북본부 데스크칼럼 <편집자 시선>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과 현안들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고 격려할 것은 뜨겁게 격려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주변의 정치적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전라북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대한민국 미지의 땅 새만금으로 흘러가는 만경강(萬頃江)은 전북을 대표하는 하천으로 민선 8기가 들어서면서 개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만경강 살리기에 먼저 시동을 건 지자체는 전북도, 지난 2021년 환경부와 전북도·한국수자원공사·만경강 유역 4개 시·군 등 7개 기관이 ‘만경강 살리기 협약’을 체결하고 ‘만경강 살리기 사업 기본구상 및 사업화 방안 수립을 위한 용역’을 의뢰, 주요 사업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다.

만경강 살리기 용역은 생태계 복원, 생태자원 활용한 생태탐방 거점조성,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본 방향으로 ‘새롭게 태어난 만경창파, 만경강’라는 비전을 내세웠다. 생태계 복원 및 보전, 명품하천 기반 구축, 강 문화 활성화 프로그램 마련 등 3대 추진 전략을 마련했다. 

구체적인 사업으로는 생태계 복원에서는 △만경강 샛강 조성사업 △만경강 생태호 조성 △신천습지 보호지역 지정 △만경강 생물자원관 건립 등이 제시됐다. 명품하천 기반구성으로는 △스마트 물순환 도시 △완주 비비정 부근 전주-완주 상생협력 생태공원조성 △만경강 시니어 레포츠단지 조성 △만경강 디지털트윈 물관리시스템 구축 등이 포함됐고, 강문화 활성화 프로그램으로는 △만경강 레저스포츠 메가이벤트 개최 △만경강 청소년 생태캠프 개최 △만경강 생태문화제 개최 등이 발굴됐다.

완주군 동상면 사봉리 밤샘에서 발원한 만경강은 동상 대아저수지를 거쳐 전북의 대동맥인 완주~전주~익산~김제·군산을 휘감아 돌아 새만금을 통해 서해로 흘러든다. 전북 인구의 절반 이상이 만경강에 기대어 살고 있고 고산천과 소양천·전주천·삼천·익산천·탑천·부용천이 모두 만경강의 지류다. 만경강은 동진강과 함께 곡창 호남평야의 젖줄 역할을 해 와 한반도 농경사의 중심에 있었다.  

만경강 길이는 81.5km이고, 유역 면적만 무려 1504㎢에 달한다. 이 중에서 완주를 지나는 구간은 78.8km이다.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 동식물 20여 종이 살고 있는 생태의 보고이고 고산 어우습지, 삼례 신천습지(하리교~회포대교), 하중도 등은 만경강의 허파라 불릴 정도로 생태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만경강 살리기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완주군이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후보 시절 제1호 공약으로 ‘만경강 기적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유 군수 당선 후 ‘만경강의 기적 프로젝트’는 제1호 공약이자 제1호 결재 사업이다. 완주군은 스마트생태도시 완주, 1000만 관광객 유치, 첨단경제 생태계 조성을 3대 정책 비전을 제시했다.  

유 군수는 ‘만경강 기적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기획감사실에 별도의 전담팀을 신설하고 관련 용역을 발주했다. 천혜의 생태관광자원인 만경강과 지역의 고유자원을 연결해 관광객 1천만명이 몰리는 생태도시·문화관광도시를 실현하겠다는 청사진이다. 만경강 프로젝트 뼈대는 △생태와 환경의 네이처(nature) △문화와 삶의 질 측면의 컬처(culture) △관광과 일자리의 벤처(venture) △미래형 행복도시의 퓨처(future) 등 4개 테마다.

만경강의 생태환경을 보전하고 미래형 생태교육과 생태보전 사업을 추진하며 만경강 친수공간의 주민 이용 활성화와 명품 자전거길 도로, 둘레길과 꽃길 조성, 역사문화예술 등 자원 발굴도 적극 나서겠다는 것이다. 특히 한해 1천만 관광객 유치를 위한 친환경 관광상품 개발과 1천대가 넘는 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대형주차장 등 인프라 확충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만경강의 기적 프로젝트’는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추진 동력이나 성과가 그리 보이지 않는다. 그간 만경강 관련 사업은 비비정 관광열차, 봉동읍 구암리 주민들의 코스모스길 운영, 봉동읍의 마그네다리 주변 체련공원화 등에 그치고 있다. 만경강 발원지에서 고산·봉동을 거쳐 삼례읍 비비정까지 이어지는 7개 구간 약 52km의 만경강 걷기 코스를 내놓았지만 1천만 관광객을 끌어 모을 굵직한 관광 인프라 청사진은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완주군이 최근 ‘만경강의 기적 프로젝트’ 일환으로 완주군 봉동읍 봉동교 인근에 1,150대 규모의 주차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주변 사업과 관계없이 우선 주차장부터 마련하자는 것인지, 관련 용역비도 군의회로부터 확보해 발주를 마쳤다. 완주군의회에 따르면 완주군이 ‘생태주차장’을 짓는다며 주차장 접근로와 순환도로 비용으로 110억원, 순수 주차장 비용으로 170억원 등 280억원을 배정했다고 한다.  

문제는 초대형 수변 주차장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다. 최근 완주군 행정사무감사에서도 의원들은“만경강 주변 연개사업 대부분이 현재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차 수요 분석, 조성규모, 추진시기, 적합성 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차장은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등에 가까이 있을 때 활용도가 높고 적절한 규모로 분산됐을 때 이용객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전북 최고의 자연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경강이 잘 개발되기 위해서는 완주군의 ‘만경강의 기적 프로젝트’도 계획적으로 잘 진행돼야 한다. 큰 그림과 목표를 가지고, 시간에 쫓기지 말고, 주민에게 득이 되는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사업이 되길 바란다. 
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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