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범행 전 ‘존속살해’ 등을 검색하고 아버지와의 통화에서 범행을 예고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검찰과 JTBC 등에 따르면 어린시절 부모와 떨어져 할아버지와 함께 살아온 정씨가 검찰 조사에서 부모에 대한 배신감과 좌절을 느꼈고, 할아버지와도 갈등을 겪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정씨는 검찰 조사에서 “아버지 재혼으로 배신감을 느꼈다” “잘 맞지 않는 할아버지와 계속 살아야 해 좌절했다” 등의 내용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씨는 범행을 이틀 앞둔 지난달 23일 아버지와 나눈 전화 통화에서 살인을 예고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JTBC에 따르면 그는 통화에서 “내가 큰일 저지르면 아빠가 고통받을 것” “큰일 저지르고 나도 죽겠다”고 했다. 또 어려웠던 환경에 대해 아버지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요구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정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입과 공무원 시험 준비에 실패한 뒤 온라인에 ‘존속 살인’을 검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심리 분석 결과 ‘정유정이 애정을 갈구했던 아버지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제3자에게 피해를 주려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을 향한 정씨의 분노는 무고한 피해자에게 돌아갔다. 정씨는 범행 과정에서 피해자를 흉기로 111차례 찌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문 감식을 피하기 위해 관련 부위를 훼손하고, 저항이 없는 상황에서도 시신 곳곳을 손상했다고 전해졌다.
정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5시40분쯤 부산 금정구에 있는 20대 피해 여성 A씨의 집에 찾아가 흉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택시를 타고 낙동강변 풀숲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부산지검 전담수사팀(송영인 형사3부장)은 지난 21일 정유정을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및 절도로 구속기소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