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과 출제기관장 사퇴를 부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가 나왔다. 교과 외 킬러 문항이 지적된 국어는 대체로 평이했고, 오히려 수학이 최근 들어 가장 어려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 출제기관인 교육과정평가원이 27일 발표한 6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에 따르면, 국어 영역 표준점수 최고점은 136점, 수학 최고점은 151점이다. 각각 지난해 수능보다 2점, 6점 올랐다. 국어는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게 쉬운 기조로 출제됐고, 수학은 까다로웠다고 평가되는 작년 수능보다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가 평균과 얼마나 많이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시험이 어려워질수록 표준점수가 높아진다. 통상 표준점수 최고점이 130점대 정도면 평이한 시험, 140점 이상이면 어려운 시험으로 본다.
이번 6월 모평은 ‘사교육 카르텔 논란’의 발단이 된 시험으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부터 ‘킬러 문항’ 배제 지시를 내렸지만, 교육부는 이후 처음 이뤄진 평가원 수능 모평에서 킬러 문항이 또다시 출제됐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가 전날 공개한 킬러 문항 사례에 따르면 이번 6월 모평 국어 영역에서 2개, 수학 3개, 영어 2개 문항이 킬러 문항으로 지목됐다. 킬러 문항은 최상위권 학생의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출제된 초고난도 문항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러한 킬러 문항에도 만점자는 오히려 늘었다. 6월 모평 국어 영역에서 만점자는 1492명이나 쏟아졌다. 지난해 수능 만점자(371명)의 4배다. 지난해 6모 만점자(59명)와 비교해서는 25배 늘었다.
어렵게 출제된 수학 만점자 역시 지난해 6월 모평 13명에서 올해 648명으로 늘었다. 다만 지난해 수능 만점자 934명과 비교해서는 30% 줄었다.
입시업체 분석도 비슷하다. 진학사는 “전반적으로 전년도 수능과 유사하거나 약간 어렵게 출제됐다”며 “국어의 경우 평이했던 전년도 수능과 유사한 수준. 수학은 어려웠던 전년도 수능과 유사한 수준으로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6월 모평 국어 성적 분포를 지난해 수능과 비교해 살펴보면 1등급 학생 변별력은 낮아졌지만 2~3등급의 변별력은 높은 시험이었다. 수학의 경우 1~3등급 모두에게 어려운 시험이었다”고 분석했다.
국어를 두고 "평이했던 전년도 수능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평했고,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1등급 학생에게 변별력이 낮고, 2·3등급에 변별력이 높았다"고 분석했다.
절대평가로 치르는 영어는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 비율이 7.62%다. 지난해 수능(7.83%)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과 쏠림은 심해졌다. 수학에서는 자연계열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 응시율(48.5%)이 인문계열 학생이 많이 보는 ‘확률과 통계’(47.8%)를 추월했다. 미적분 표준점수가 높아 유리하다는 인식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어에서도 다소 어렵지만 표준점수를 잘 받을 수 있는 언어와매체를 선택한 수험생이 지난해 6월 35.9%에서 40.8%로 증가했다. 탐구 영역에서는 과학탐구만 선택한 수험생 비율이 48.5%로, 사회탐구만 선택한 수험생(47.7%)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6월 모평 결과와 최근 이슈로 많은 학생 및 학부모가 걱정하고 있다”며 “이러한 요소들을 통해 자신의 수능 결과를 예단하기보다는 지금까지 했던 대로 흔들림 없이 학습 페이스를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