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죽음을 다룬 다큐멘터리 ‘첫 변론’의 개봉을 앞두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박 전 시장 사망사건 당시 ‘피해호소인’ 등의 발언으로 2차 가해 논란을 직접 일으켜 곤혹스러웠던 민주당이 다큐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시장의 지지자 모임인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이 주도해서 만든 이 다큐는 박 전 시장의 사망 3주기를 앞둔 오는 8월 개봉 예정이다. 법원과 인권위에서 모두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바 있지만 박 전 시장을 옹호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다큐 개봉이 알려지면서 여성단체에서는 개봉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여성노동자회와 여성환경연대 등 46개 단체는 지난 27일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를 멈추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도 지난달 15일 브리핑을 통해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행위자를 옹호, 두둔하는 행위는 2차 피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사회구성원 모두 피해자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언행은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후 김현숙 여가부 장관도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2차 가해로 인정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규정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여전히 조용한 분위기다. 당시 사건 직후 피해자를 두고 ‘피해 호소인’이라고 불렀다가 공식 사과까지 했었기 때문에 박 전 시장의 성추행 건에 대해선 쉽게 말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시장 다큐 상영 논란을 꺼내는 것 자체가 부각시키는 꼴이라 역효과날 것이라는 풀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29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당 안에서 박 전 시장 다큐 관련 얘기를 한 적 자체가 없다”며 “당 안에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지지자들 성향도 다양하기 때문에 어떤 얘기를 하든 비난 받는 게 뻔해서 굳이 이슈화 시킬 필요가 있나”고 말했다.
그러면서 “2차 가해 문제가 더 커진다면 당 안에서도 목소리가 나올 것 같다”며 “지금은 당에서 말이 나오면 홍보하는 데 이용될 수 있어서 말을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힘에서는 침묵하는 민주당을 비판하며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먼저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서 “故(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3주기를 앞두고 박 전 시장의 성폭력 사실을 미화하는 다큐멘터리가 공개된다는 소식이 있었지만 민주당에서 그 누구도 비판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지자체장들의 권력형성범죄로 이미 국민들에게 많은 신뢰를 잃었지만, 여전히 권력형 성범죄를 끊어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 전 위원장은 ‘권력형 성범죄’ 관련 토론회를 기획해 관련 사안을 다루겠다고 예고했다.
국민의힘 황규환 수석부대변인은 지난 28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여전히 겉으로는 침묵하며, 속으로는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해당 다큐에 동조하는 것은 아닌가”라며 “민주당은 해당 다큐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침묵은 ‘무언의 긍정’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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