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며 1박 2일 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처럼 ‘비상행동’에 돌입하며 오염수 방류 저지에 당력을 ‘초 집중’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의원 약 120여명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 반대 비상행동’에 돌입해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발표한 최종보고서의 내용을 지적한 뒤 일본 정부에 오염수 방류를 금지하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비상행동을 선언하며 “(보고서의) 내용을 보면 실제로 시료를 채취해 검사하거나 설비를 제대로 확인하거나 세계인들에게 핵종이 어떤 위협이 있는지, 장기적으로 축적됐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길지에 대한 내용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은 ‘IAEA 보고서 발표를 존중한다,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했다. 뭘 겸허하게 수용하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느냐. 이름표를 떼고 나면 이게 일본 총리실, 일본 집권 여당인지 대한민국의 대통령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것을 두고 괴담이라고 모함하고 심지어 사법 조치를 운운하며 겁박하고 있다”며 “역사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여당을 겨냥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에게 ‘이번 보고서 내용이 근거도, 증거도 없는 맹탕’이라고 말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발언 도중 의원들은 “맞다”며 호응하기도 했다. 큰 박수도 이어졌다.
이어 발언한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비상행동이 17시간 동안 지속되는 것을 언급하며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냉각 기능을 상실한 후 노심 용융(고체가 열에 의해 액체가 되는 현상, 멜트다운)이 발생해 엄청난 재앙을 초래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17시간”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를 기억하고 힘을 모아 반드시 후쿠시마 핵 물질 오염수 방류를 막아내자는 절박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도 윤석열 정부를 겨냥했다. 설 의원은 “해군들은 바다에서 긴 시간 작전을 수행해 바닷물을 조수기로 걸러 일상생활을 하는데 2011년 후쿠시마 사태가 벌어졌을 때 피해 구제에 나섰던 미국 로널드 레이건호의 군인들이 그 물로 인한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설 의원은 “당시 로널드 레이건호가 80여일간 배에서 작전했는데 그 배에 5500명이 타고 있었다. 3년 뒤 해군 100여명이 각종 질환을 호소했다”며 “건장한 군인 100명이 괴질환을 앓는다면 그(핵종) 탓”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에 국방위에서 국방장관에게 질의했더니 장관도 인정했다”며 “해군에게 명령하면 바다에 나가겠지만 바다에 나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국가 안보에 결정적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장병의 생명이 달린 문제”라며 “윤 대통령이 여기까지 알았더라면 저런 짓을 안 했을 것”이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한편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자정 릴레이 필리버스터를 마치고 밤샘 농성에 들어간다. 농성을 마친 뒤 7일 오전 8시부터 릴레이 발언이 재개될 예정이다. 오전에 있을 최고위원회의도 국회 본청에서 진행된다.
이후 현역 의원과 원외 지역위원장, 수도권 지방의원 등이 참여하는 집중 결의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