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에서 감사협회장으로’ 이욱희 “정치적 독립성 필요” [쿡 인터뷰]

‘회원에서 감사협회장으로’ 이욱희 “정치적 독립성 필요” [쿡 인터뷰]

감사협회, 감사인 교육 주관·운영
“전문성·독립성 강화 위해 노력할 것”
감사협회 브랜드 가치 有…발전 기대

기사승인 2023-07-07 11:33:54
이욱희 한국감사협회장이 서울 용산구 대한지방행정공제회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한국감사협회가 부도덕한 행위의 온상처럼 비춰진 게 상당히 억울하다”


조직 내 레드팀. 한국감사협회의 역할과 활동을 집약해주는 말이다. 이런 감사협회를 아는 사람은 사실 많지 않다. 최근 이슈가 된 데는 강래구 전 한국감사협회장의 더불어민주당 2021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지난 6월30일 제18대 한국감사협회장으로 취임한 이욱희 회장은 억울함을 토로하며 개인적인 일탈 행위라고 일축했다.

이 회장은 “강 씨의 행위가 언론에 보도된 내용대로 사실이라면 비난 받아 당연하다. 다만 그분의 행위가 한국감사협회장으로 취임하기 전 다른 기관에 있을 때의 일탈임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사에 전문성을 지니지 않은 이들이 회장으로 부임하며 생겨나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공정성·투명성이 중요한 감사를 둘러싸고 도덕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감사외길’ 이욱희 신임 한국감사협회장으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이욱희 한국감사협회장과의 일문일답.

-감사협회는 어떤 곳인가
▷감사인의 모임이다. 감사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전문 교육을 운영하기도 한다. 한 해 수고한 감사인에게 표창장을 수여하거나 교류 모임을 주관한다. 국제자격증인 국제공인내부감사사(CIA)를 취득할 수 있도록 교육이나 후원을 진행한다. 아시아·호주 감사인대회 등에 참석해 자료를 발표하고 다른 국가의 현안이나 기술 발전 등에 대해 파악하기도 한다. 

-감사원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감사원은 외부 감사를 하는 곳이다. 쉽게 말하자면 자신의 회사를 감사하는 게 아니라 다른 금융기관이나 공공기관, 공기업 등이 감사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살펴본다. 감사에 대한 감사인 셈이다. 반면 한국감사협회는 내부 감사 조직이다. 기관·기업이 잘 운영되는지 조직 내에서 감독하는 감사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 

이욱희 한국감사협회장.   사진=임형택 기자

-처음 감사협회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
▷협회와의 인연은 2015년부터 시작됐다. 1989년부터 금융감독원에서 일을 시작했는데 1998년도에 퇴사하고 한참 쉬었다. 이후 학원에서 회계학 강의를 하다 아비바생명보험, 한국소방산업기술원 등에서 일하다 감사협회에 속한 사람들과 인연이 닿았다. 그 과정에서 보통 6개월 정도 걸리는 국제공인내부감사사(CIA) 자격증을 두 달 만에 취득했다. 이러한 전문성을 좋게 봐줘 일을 시작하게 된 것 같다.

-협회에 있으면서 위기감이 들었던 적은 언제인가
▷최근 5년 동안 협회장 직무대행을 두 번이나 해야 할 정도로 리더십에 큰 위기가 있었다. 2019년 류근태 전 회장 때와 최근 강래구 전 회장 때다. 여러 회원·직원들의 노력으로 어려운 시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던 거 같다. 그렇지만 대내외적인 변화가 계속되는 만큼 프레임을 전환해 도약이 필요한 때다. 거버넌스 구성에서 정치적 색채보다 전문성이 강조되도록 할 것이다. 또 감사 경력이 없거나 적은 이들로 이사회가 구성되기도 했는데 역량을 갖춘 분들로 구성해 다양한 의견이 조화롭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감사인 역량 강화가 주된 역할 같다. 한국 감사인 양성 프로그램 구조의 약점과 강점을 꼽자면 무엇인가
▷특정 분야의 감사 교육은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와있으나 전반적인 체계 구축은 미흡한 편이다. 내부감사 관련 학과나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도 없다보니 학문적 체계도 없다. 향후 대학과 협력해 과정을 개설하고 점차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관련 학과를 당장 개설하는 건 어렵겠지만 대학과 협업해 내부 감사 과정을 같이 운영하는 방법을 고려 중이다. 물론 인재 양성을 위해 선행돼야 하는 건 감사인에 대한 처우 개선이다.

-감사는 공정·투명을 중시하는 시대정신과도 맞닿아 있는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공감한다. 근래의 시대적 흐름이나 요구가 감사의 역할·목적과 일맥상통한다. 감사 역시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예전에는 ‘개처럼 벌어 정승처럼 쓰자’는 말이 있듯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 버는 데 집중했다. 이제는 쓰는 것뿐만 아니라 버는 것도 정당해야 한다. 그렇기에 과정 전반에서 투명성을 추구해야 하는데 이런 게 청년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와 연결되는 듯하다.

-회원으로 인연을 처음 맺었는데 이제는 협회를 이끄는 수장이 됐다. 소감이 어떤가
▷오랜 시간 감사협회에 있으며 직위에 따라 다른 것들이 보였다. 공통적으로 느낀 점은 감사협회의 브랜드 가치가 크다는 점이다. 앞서 말했듯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잘 대처하지 못하면 10년 앞은 물론 5년 앞도 존립을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시점에서 회장직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 그렇지만 전문성과 협회의 가치를 잘 활용한다면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해 기대된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유채리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