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는 34세의 김모씨는 최근 음악을 듣고 싶으면 은행 앱(App)에 접속한다. 별도의 요금결제나 로그인 없이 은행 앱에 접속하는 것만으로 최신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처럼 원하는 음악을 골라 들을 수는 없지만 그는 인기차트 음악을 제한 없이 들을 수 있다는 점에 크게 만족하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은행앱을 통해 생활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계좌 잔액 확인 및 이체, 공과급 납부 수준에 머물렀던 고객들의 이용 패턴이 음악을 듣고 음식을 배달시키는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로 확대되는 추세다. 은행들도 이에 발 맞춰 기존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서비스들을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19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들은 자사의 금융플랫폼에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자사의 앱에 고객이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해 금융부터 부동산, 주식, 음악, 배달, 커뮤니티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는 물론 네이버까지 IT기반의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은 시중은행들의 생활밀착형 플랫폼 경쟁을 부추긴다.
 
먼저 무료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다면 하나은행 모바일 플랫폼 ‘하나원큐’에 접속하면 된다. 하나은행은 지니뮤직과의 손잡고 은행 앱에 로그인 하면 광고 없이 무료로 이용이 가능한 음악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 걸그룹 르세라핌과 뉴진스 등 인기 가수의 최신음악 200곡을 제공 중이다. 음악은 매월 단위로 업데이트 된다. 여기에 스포츠 경기 예매부터 골프장 예약, 각종 할인 쿠폰 구매, 운세 서비스, 신차 견적 및 차 정비 예약, 기념주화 구입까지 하나은행 앱에서 가능하다.  

반려동물 예방접종정보 관리를 위해서는 KB국민은행의 ‘KB스타뱅킹’이 추천된다. KB국민은행 앱은 애견호텔이나 카페 등 반려동물 동반시설 이용 시 필요한 광견병, 켄넬코프 등의 반려동물 예방접종정보를 모바일로 관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키우는 반려동물의 성향을 분석(MBTI)해 볼 수 있는 이색 서비스도 앱에 탑재되어있다. 이밖에 역전세 문제로 불안한 세입자를 위한 등기변동 알림 서비스나 캠핑․글램핑 예약 서비스도 이목을 끈다.

SNS를 통해 생활 기록을 남기는 것처럼 은행 거래내역을 나만의 기록으로 남기는 것도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거래 내역에 나만의 스토리를 담아 기록, 공유할 수 있는 ‘스토리 뱅크’ 서비스를 모바일 앱에 선보였다. 이는 거래 내역마다 사진과 글을 첨부해 하나의 스토리를 만들고, 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 지인들과 공유자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사용할 수 도 있다. 더불어 음식 배달도 은행 앱에 연동된 ‘땡겨요’를 통해 주문할 수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팬이라면 우리은행 원뱅킹에서 팀과 선수들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최신 팀 순위는 물론 각종 롤 영상도 시청이 가능하다. 이밖에 우리은행 원뱅킹에서는 택배기사의 방문 예약과 택배 물품의 운송 상태 조회도 원스톱으로 가능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금 젊은 층은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난 세대로 이들에게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전문은행의 차이가 없다”며 “디지털 경쟁력이 은행의 중요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세대가 자사의 플랫폼에서 오래 활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디양한 협력사 확보를 통해 생활 서비스를 점차 늘려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