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 열풍’에 함박웃음 증권사, MTS 먹통 문제는 ‘숙제’

‘해외주식 열풍’에 함박웃음 증권사, MTS 먹통 문제는 ‘숙제’

외화증권 보관·결제금액 ‘급증’…테슬라·엔비디아 ‘상위권’
일본 닛케이225 지수 호황에…‘일학개미’ 증가
증권사, 해외주식 관련 서비스 연이어 출시…전산 장애 문제는 ‘여전’
서버 증축·유형별 가이드라인 등 ‘개편안’ 마련 분주

기사승인 2023-07-20 06:00:40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최근 해외 주식을 거래하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증권사들은 고객들을 붙잡기 위한 노력에 열중인 모양새다. 특히 역대급 엔저 현상과 일본 증시 활황으로 엔화 예수금까지 급증하면서 다방면에 호재가 쌓이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를 위한 시스템은 미흡하다. 증권업계의 고질병인 모바일거래서비스(MTS) 전산장애 때문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998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기준 결제금액은 1886억8000만달러로 확인됐다. 보관금액과 결제금액은 각각 직전 반기 대비 30.2%, 12.6% 늘었다.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지난 2021년 상반기 1005억900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이듬해 상반기부터 꾸준히 감소세에 돌입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보다 앞선 2021년 하반기부터 내려갔으나 보관금액과 동일한 시점에 반등했다.

종류별로 살펴보면 외화증권 보관금액 중 외화주식은 746억9000만달러로 직전 반기 대비 34.9% 증가했다. 외화채권의 경우 251억4000만 달러로 17.9% 올랐다.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 시장 중 미국을 최우선 순위로 꼽았다. 전체 보관금액의 68.4%를 차지하면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기 때문이다. 더불어 미국을 포함한 상위 5개 시장(유로, 일본, 홍콩, 중국)이 전체 보관금액의 97.5%로 나타났다.

외화주식에서도 미국이 전체 보관규모의 97.7%를 차지했다. 정확한 수치로는 654억9000만달러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에 집계된 442억3000만달러보다 48.1% 증가한 수치다. 

특히 외화증권 보관금액 상위 10개 종목이 눈길을 끈다. 모두 미국 주식이 차지해서다. 올해 상반기 폭발적인 주가 상승세를 선보인 테슬라와 엔비디아를 비롯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A, 아마존,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PROSHARES ULTRAPRO) QQQ ETF, 루시드그룹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 10개 종목이 차지하는 금액은 전체의 48.6%다. 비중별 상위권은 테슬라 19.5%, 애플 7.2%, 엔비디아 5.0% 순이다. 테슬라의 경우 외화주식 결제금액 부문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일명 ‘일학개미’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상반기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매수 건수는 4만475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다. 지난 2011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치다.

이는 일본 증시 활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지난 19일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24% 증가한 3만2896.03으로 마감했다.  올해 초 1월4일 2만5716.86에서 출발한 것과 비교하면 29.91% 증가했다. 지난달에는 33년만 최고치인 3만3706.08을 기록하기도 했다. 동기간 코스피200지수의 상승률에 비해 우위를 차지한다.

역대급 엔저 현상도 배경으로 분석된다. 최근 원·엔 환율은 지난 2015년 6월에 기록한 897.91원 이후 8년 만에 800원대로 하락했었다. 이는 일본 중앙은행(BOJ)의 초완화적 통화정책에 기인한다. 하락 이후 900원대로 소폭 반등했으나 횡보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고개들을 위한 해외주식 관련 서비스 출시에 여념이 없다. 일례로 한국투자증권은 해외주식 첫 거래 고객 대상 매수 수수료 무료와 환율 우대, 해외주식 지급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미국주식 주간거래 시간을 확대하고 나스닥 호가 정보 서비스인 나스닥 토탈뷰(Nasdaq Totalview)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일학개미를 위한 분석 자료도 제공했다. 바로 ‘일본 주식 오마카세 6선’ 리포트다. 해당 리포트에는 일본 주식시장 전략과 유망기업 6선을 제시했다. 향후에도 일본 증시에 대한 시의성 있는 전략과 시황 분석 자료를 꾸준히 발간하겠다는 게 신한투자증권 측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투자자를 위한 시스템이 미흡하다고 우려를 제기한다.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고질병’인 모바일거래서비스(MTS) 전산 장애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산 장애 관련 민원 건수는 1만5128건으로 전년 동기(6056건) 대비 249.8%나 증가했다. 상반기 증시 호황에 투자자들이 몰렸으나, 전산 시스템 개선은 뒤따라오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달에도 증권사의 MTS 전산 장애가 발생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 3일 오후 10시30분부터 약 40분간 해외주식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한국투자증권도 5일 오후 12시30분부터 MTS 접속 장애가 일어났다. 당시 국내주식 거래는 15분, 해외주식과 파생상품은 1시간가량 먹통이 이어졌다. 서버 마비의 이유는 서버실의 향온항습기 고장으로 인해 온도 제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다. 

이에 증권사들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전산 장애 문제 예방을 위해서 단기간에 인원이 몰렸을 경우 운영이 매끄러울 수 있도록 서버를 증축하거나,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유형별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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