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시크릿에 무기력하게 패배한 젠지가 자신감 부족이 패인이라고 전했다.
젠지e스포츠는 20일 서울 마포구 상암 콜로세움에서 열린 ‘2023 발로란트 챔피언스 최종 선발전: 퍼시픽’ 팀 시크릿과 3라운드 맞대결에서 0대 2로 패배했다.
더블 일리미네이션 제도로 열리는 3라운드에서 패배한 젠지는 패자조로 향했다. 오는 21일 렉스 리검 퀸(RRQ)과 대회 생존을 두고 맞대결을 펼친다. 이 경기에서 패배하면 즉시 탈락한다.
경기가 끝나고 ‘엘마푸디’ 크리스토퍼 테빗 젠지 감독은 “우리 경기력이 매우 좋지 않았다. 연습한 방향대로 전혀 경기에 나오지 않아 실망스러웠다. 1세트 ‘헤이븐’에서는 선수들이 겁난 것처럼 플레이를 했다. 2세트 ‘어센트’ 전반전 때는 나아지는 것 같았지만, 1대 1 싸움에서 지면서 또 밀리는 모습이었다”고 경기를 총평했다.
이어 “수비로 전환할 때 이야기하고 수정한 부분들이 나오지 않으면서 실수가 나왔다. 원하던 모습들이 나오지 않은 게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인터뷰실에 함께 들어선 ‘실반’ 고영섭은 “우리가 연습했던 것 보다는 실력이 너무 안 나왔다. 대회를 하면서 우리가 상대적으로 많이 어려웠다. 긴장도 많이 했다.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젠지 선수들은 앞서 펼쳐진 렉스 리검 퀸(RRQ)과 제타 디비전의 경기가 3시간30분 가까이 진행되면서 평소보다 더 오랫 동안 대기를 했다. 이 때문인지 선수들의 폼이 평소보다 더욱 좋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를 두고 고영섭은 “우리 경기 전에 오래 경기를 했다보니, 체력적으로 진이 빠지는 모습이 있었다. 손을 풀었다가도 다시 풀리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라면서 “결국 상대도 마찬가지였기에, 이 모든 게 핑계다. 우리가 잘했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젠지는 퍼스트킬을 먼저 내고도 동수 싸움에서 밀리는 모습을 계속해 노출했다.
이와 관련해 테빗 감독은 “자신감의 차이가 컸다. 상대는 사람 수가 적어도 계속해서 자신 있게 싸우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상대가 무서워 맵을 돌면서 싸우지 않았다”라며 “발로란트는 자신감이 전부다. 서로 소통하면서 같이 싸우는 게임이다. 1대 다 싸움에서 밀리는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테빗 감독은 “고장난 녹음기처럼 들리겠지만, 연습한대로 하고, 우리가 맞춰온 것을 경기장에서 보여준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라며 “오늘 경기에서 상대가 엄청나게 똑똑한 팀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우리가 승리를 바친 느낌이다. 결국 우리의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영섭 역시 “소통을 비롯한 나머지 부분은 괜찮지만, 결국 상대처럼 자신있게 플레이 해야 한다. 자신감이 부족했다”고 아쉬워했다.
고영섭은 오는 21일 패자조에서 만나는 RRQ를 두고 “RRQ를 또 만나게 됐다. 정규시즌에서 처음 만났을 때는 그렇게 강해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정규 시즌을 치르면서 실력이 올라오고 폼이 좋아졌다는 걸 느낀다”라며 “그래도 연습하던 것을 경기장에서 보여준다면 무난하게 이길거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상암=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