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男’ 정체 두고…여야, 무속으로 ‘네 탓 공방’

‘수염男’ 정체 두고…여야, 무속으로 ‘네 탓 공방’

대통령 관저 논란 재점화
민주당 “국정조사해야” 
국민의힘 “가짜뉴스·괴담”

기사승인 2023-07-24 16:34:34
역술인 천공(왼쪽), 풍수지리학자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의 모습.   유튜브, 페이스북 캡처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 역술인 천공이 아닌 풍수지리학자인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겸임교수가 관저를 다녀갔다는 정황이 드러나자 정치권에서는 무속 프레임을 두고 기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천공의 대통령 관저 개입 의혹을 최초 제기한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24일 MBC라디오에서 “천공 의혹을 제기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추가적으로 서울사무소까지 조사가 필요하다”며 천공이든 백 교수든 들어갈 수 없는 지역에 민간인을 데리고 들어간 것 자체가 본질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민간인이 관저 이전에 개입 정황 드러나”

육군 장군 출신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도 “인가받지 않은 인원들이 들어갔고 관저를 이전하는 데 의사결정에 개입한 정황들이 있다”며 “이것은 큰 국정농단이다. 국회가 국정조사를 하고 그 다음에 수사로 더 정확히 풀어야 될 문제”라고 주장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대통령실의 해명과 사과를 촉구했다. 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국가 중대사를 풍수지리에 의지한 것 자체로 위험천만한 발상이고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여당은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출에 반대하는 국민에게 ‘과학적 판단’을 하라면서 정작 자신들은 국정운영에 풍수지리를 동원했다. 풍수와 관상이 과학인가”라고 지적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정부여당이 풍수와 과학을 같이 말하는 것은 오류라고 짚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공적인 판단을 하는데 풍수나 관상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게 아니라면 아무리 생각해도 풍수를 쉴드치면서 오염수 문제를 ‘과학’으로 받아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당이 사안별로 단편적으로 무조건 반사를 해버리니 풍수를 인정하면서 과학으로 남을 설득하는 오류를 범하게 되어버렸다”고 했다. 

與 “백재권씨는 조언만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천공이 개입을 한 것이 아닌 게 드러났지만 민주당이 가짜뉴스를 퍼트린다며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천공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천공이라고 이야기했던 사람들의 사과는 없다”며 “백재권씨는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가서 그냥 조언을 해줬고 외교부 장관 공관이 좋다는 조언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반박했다. 

김성태 중앙위원회 의장은 BBS라디오에서 “주술이나 무속으로 국정을 운영한다는 프레임을 씌우려고 발악하는 세력들의 가짜뉴스와 괴담의 일부분”이라고 비판했다. 

백재권 “무속인 깎아내리는 폄훼 중단하라”

백 교수는 이같은 논란이 일자 정치권 일각에서 무속인으로 깎아내린 것에 대해 강력 유감을 표명했다. 백 교수는 전날 쿠키뉴스와 단독 인터뷰에서 “대통령실 이전에 참여한 TF의 풍수지리 전문가 중 하나로 자문을 했다. 정식 학문인데도 일부 정치인들이 악의적으로 ‘사이비 무속인’이라고 깎아내렸다”며 “맞지 않는 정치적 폄훼를 중단해달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천공이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결론짓고 조만간 수사 결과를 발표 할 예정이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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