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IPO 대어' 파두, ‘고평가·오버행’ 우려 넘어설까

올해 첫 'IPO 대어' 파두, ‘고평가·오버행’ 우려 넘어설까

IPO시장 ‘훈풍’ 불어넣을 타자 등장에…투자자 관심 ‘집중’
글로벌 대형 고객사에 양산 진행…‘메타’가 고객사
낮은 공모가 할인율·피어그룹 체급차…오버행 가능성도
주관사 NH투자증권 “상장 초기 물량 최소화할 계획”

기사승인 2023-07-28 06:00:29
사진=파두 제공

올해 상반기 중·소형사 위주로 진행됐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대형 IPO 부재로 주식 발행금액이 급감했던 시장 상황이 반전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이는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팹리스) '파두'가 본격적으로 공모시장에 등판해서다. 파두는 상장 전 지분투자 과정에서 1조원이 넘는 '대어'로 인정받았다. 

파두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흥행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다만 공모가 밸류에이션이 고평가된 점과 유통물량 철회 가능성은 투자 유의점으로 꼽힌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IPO 건수는 48건으로 지난해와 동일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은 전무했고, 48건 모두 코스닥 시장에 진출한 중소기업으로 구성됐다.

이에 따라 상반기 주식 발행 규모는 전년 동기 18조4187억원 대비 85.1% 감소한 2조7354억원으로 집계됐다. IPO를 통한 자금조달도 9969억원(48건)으로 확인됐다. 전년 동기 11조2546억원(48건)을 기록한 것에 비해 91.1%나 줄어든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이라는 초대형 IPO가 있었던 반면 올해는 코스피 상장 실적이 없어 발행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IPO 상황은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IPO 대어로 평가받는 SGI서울보증보험(시총 3조원), 에코프로머티리얼즈(시총 3조원), 두산로보틱스(시총 1조5000억원), 나이스평가정보(이전 상장) 등 공모주들이 상장 추진을 앞두고 있어서다. 

이들 중 첫 타자는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팹리스)인 파두다. 관련 분야 스타트업 중 처음으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에 등극했다. 파두는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설계가 전문이다. 특히 자체 개발한 아키텍처를 활용해 주력 제품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컨트롤러를 공급 중이다. 이 제품은 고성능, 저전력, 소형화가 특징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양산 매출이 발생했다.

또한 파두는 미국 데이터센터와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상장 주관사인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분야가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글로벌 대형 고객사들에 양산을 진행하는 파두의 기술력이 많은 기관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증명하듯 파두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는 총 1082개 기관이 참여했다. 경쟁률은 362.9대 1을 기록했다. 기관투자자의 84.4%가 공모가 상단 혹은 상단 초과 가격을 제시했다. 해외 기관들도 관심을 표해 다수의 연기금, 국부펀드, 글로벌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참여했다. 공모가는 희망범위 최상단인 3만1000원으로 확정됐다.

파두의 공모주식 수는 625만주다. 상장예정주식수의 약 13%로 전량 신주 모집한다. 주당 공모가액인 3만1000원을 통해 1938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5000억원 수준이다. 

이지효 파두 대표는 IPO 간담회를 통해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내년부터 양산을 위한 운용자금으로 사용할 것"이라며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우려 요인은 남아있는 상태다. 우선 고평가 논란이다. 파두는 지난 1분기 매출액 177억원, 영업손실 32억원을 기록했다. 때문에 이번 상장은 기술특례상장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도전한다.

파두는 당장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미래 이익 추정치를 계산했다. 파두의 오는 2024년과 2025년 추정 당기순이익은 각각 948억원, 1900억원으로 기재됐다. 이를 현재가치로 따지면 920억원이 나온다. 

피어그룹(비교그룹)은 나스닥 상장사인 브로드컴, 마이크로칩, 맥스리니어를 선정했다. 공모가 산출을 위해 적용한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2.51배다. 평가액 대비 할인율은 24.20~36.50%다. 그러나 지난 2021년 이후 기술평가·성장성 특례 전형으로 상장한 비(非)바이오 기업들의 할인율 평균은 25.47~39.14%로 확인된다. 공모가 할인율이 낮게 적용됐다는 얘기다. 더불어 피어그룹과의 체급 차이도 높다.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파두의 상장 직후 유통이 가능한 물량은 전체 주식 수의 38.92%인 1870만4445주다. 상장 후 1개월이 지나는 시점에서 풀리는 물량도 약 17%에 달한다. 이를 합산 시 발행 주식 총수의 절반을 넘는다. 

하지만 이에 대해 김중곤 NH투자증권 ECM본부 대표는 “장기적 보호예수를 걸 기관투자자들에게 집중적으로 많은 물량을 배정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상장 초기 시장에 풀리는 물량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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