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 35도’ 사람 잡는 폭염… 이틀간 7명 사망 추정

‘체감온도 35도’ 사람 잡는 폭염… 이틀간 7명 사망 추정

기사승인 2023-07-30 17:42:15
전국적으로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는 지난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시민들이 양산과 손으로 햇빛을 가린채 이동하고 있다.   사진=임형택 기자

장마철이 끝나고 전국에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온열질환 발생이 급격히 늘고 있다.

30일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기상청이 ‘올 여름 장마 종료’를 선언한 지난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전국 255명의 온열질환자가 나왔다.

지난 24일, 25일에는 각각 7명, 14명이었다가 26일 46명으로 급증했다. 이어 27일 65명, 28일 71명, 29일 73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28일에는 1명, 29일에는 6명의 추정 사망자가 발생했다. 특히 고령층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9일 경북에서만 폭염 속 밭일을 하던 70~90대 노인 4명이 숨졌다. 경남에서도 남해군과 밀양시에서 농사일을 하던 80대 여성, 50대 남성이 농사 일을 하다 쓰러졌다.

30일에도 오후 2시9분께 경북 감천면 관현리에서 80대 남성이 풀밭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비슷한 시각 문경시 마성면 외어리에서도 90대 남성이 밭을 하러 갔다가 길가에 쓰러졌다.

주말 상황이 통계에 반영되면 공식 집계숫자가 더욱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30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오르면서 무더울 것으로 예보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낮 기온은 강릉 35.7도, 서울 34.9도, 청주 34.3도, 대구 34도, 제주 32.9도, 전주 32.8도, 부산 31.2도, 광주 30.6도 등이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병이다.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 5월20일부터 7월24일까지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로 신고된 온열질환자 745명 가운데 연령별로 50대(21.1%)가 가장 많았다. 60대 이상은 전체의 32.6%였다. 온열질환 발생이 가장 많은 장소로는 실외 작업장(30.9%), 길가(12.5%), 논밭(11.8%) 순이었다.

발생 시간은 절반 이상(52.1%)이 12~17시 낮 시간대에 발생했다. 11~12시 온열질환 발생(9.7%)이 지난해(7.9%)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오전시간대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청은 폭염 시 외출을 자제하고 시원하게 지내기, 물 자주 마시기, 더운 시간대에는 활동 자제하기 등 건강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무더위가 지속되는 여름철에는 갈증을 느끼지 않아도 자주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챙 넓은 모자, 밝고 헐렁한 옷 등을 착용하는 것이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온열질환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한다.

음주는 체온을 상승시키고 다량의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탄산음료는 이뇨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많이 마시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뇌혈관질환, 고혈압·저혈압, 당뇨병, 신장질환 등 만성질환자는 더위로 인해 증상이 악화할 수 있으므로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특히 주의하고, 활동 강도를 평소보다 낮출 필요가 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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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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