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한 초등학교 초임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후 교권 회복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6년간 초·중·고 교사 100명이 극단적 선택으로 숨졌다는 조사가 나왔다. 사망한 교사 절반 이상은 초등학교 교사였다.
30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경희 국민의힘 의원은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취합 자료를 보면 2018년 1월1일부터 올해 6월30일까지 공립 초·중·고 교원 100명이 사망했다. 초등 교사가 57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등학교 교사 28명, 중학교 교사는 15명이었다. 지난해 초·중·고 전체 교사(약 44만명) 중 초등교사가 44%라는 점을 감안해도 초등학교 교사의 극단적 선택 비율은 높다.
‘원일 불명’으로 구분된 70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30명 중 절반이 넘는 16명은 우울증·공황장애로 숨졌다. 그 외에는 가족 갈등 4명, 신변 비관이나 질병 비관이 각각 3명 등이었다.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는 2018년 14명에서 2019년 16명, 2020년 18명, 2021년 22명으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경기(22명)가 가장 많았다. 서울(13명), 부산(9명), 경북(8명), 충남(7명) 순이었다.
교육계에선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 사유가 악성 민원, 무고성 형사고발 등으로 인한 정당한 교육활동 침해행위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추락한 교권을 회복하고 교원을 보호하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검은색 옷을 입은 교사 3만명(주최측 추산)이 최근 극단 선택을 한 20대 교사를 추모하고 교권 회복을 촉구하는 두 번째 집회를 열었다. 이날 연단에 오른 한 교사는 “죽어가는 공교육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받고 있다”며 “오랫동안 앓아온 우리 교육 현장을 건강히 살리고, 가르치고 싶은 교사, 배우고 싶은 학생들에게 정상적인 교육 환경을 제공해 달라”고 했다. 이날 집회에선 서울교대 교수 102명이 ‘교육 정상화를 위한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