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시선]새만금 이차전지특화단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

[편집자시선]새만금 이차전지특화단지에 대한 기대와 우려

전북경제 생태계 전환, 간판산업 다양화 디딤돌 전망
부족한 SOC, 산업용지, 전력 확충, 인력 양성은 큰 과제

기사승인 2023-07-31 09:42:00

쿠키뉴스 전북본부 데스크칼럼 <편집자 시선>은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과 현안들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하고 격려할 것은 뜨겁게 격려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 주변의 정치적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전라북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새만금이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최종 선정됐다. 이차전지 산업 후발주자로 인프라나 인지도 등 열세를 딛고 이뤄낸 값진 결과다. 새만금에 최근 ‘동서-남북 십자형 도로’가 개설되고 기업들이 유치되면서 얻은 결실이라 더욱 기대가 크다.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은 180만 전북도민과 500만 출향민들의 협력과 노력이 모여진 결과로 평가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일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를 열고 전북 새만금과 경북 포항, 울산, 충북 청주를 4곳을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했다. 산업부는 배터리 광물 가공-소재-셀-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이차전지 밸류체인을 완성하기 위해 특화단지별 특화 분야를 지정했는데 새만금은 배터리 핵심소재를 제조하는 광물 가공, 재활용 분야에 포함됐다. 포항은 소재, 청주와 울산은 셀 분야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SK온, LG화학 등 새만금 7조원의 기업 투자계획은 이번 지정을 계기로 엄청난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다. 생산 설비가 완성되는 3∼4년 후에는 꽤 괜찮은 일자리를 새만금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대한민국 최고의 산업단지로 키우겠다. 세계를 감탄시킬 초격차 기술을 개발하고 세계가 믿고 쓰는 핵심 소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전북도는 새만금을 이차전지 핵심소재 공급기지로 조성하고 글로벌 이차전지 R&D 혁신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2034년까지 기업 유치 누적 100개, 고용 창출 누적 1만 명, 총매출 누적 10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새만금은 배터리 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전구체 제조에 강점을 지닌 지역으로 SK온, LG화학 등의 전구체 생산공장 건설이 예정돼 있다.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면 예타 면제 특례, 국가산단 지정 특례, 분담금 감면 특례, 인허가 타임아웃제 등의 혜택을 받는다. 정부가 원활한 입지 확보 지원에 신속히 나서고 국가전략기술, 신성장·원천기술 확대, 관련 기술 보유 기업의 사업화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등 투자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범부처 지원협의체'를 구성해 이차전지 특화단지의 조성과 운영을 도울 예정이다.

전북연구원은 이차전지 기업 유치(7조원 전제)와 관련 경제적 파급효과를 생산유발효과 8조 5000억원, 고용유발효과 3만 2000명으로 추산했다. 또한 2028년까지 예상 누적매출액(54조원)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65조 2000억원, 고용유발효과는 20만 1000명으로 예상하고 전국 GRDP 비중은 2021년 2.7%에서 2028년 3.5%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차전지산업이 전북도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차전지 특화단지에 지정에서 도전한 5개 자치단체 가운데 한 곳을 제외한 4곳이 선정돼 효과가 반감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물론 4곳의 특화 분야가 각기 다르지만 지금부터 이차전지 메카 경쟁이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창, 포항, 울산 은 이미 인프라가 구축된 성숙 단계인데 비해 새만금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유치 기업들의 확실한 투자가 선행돼야 하고 지원과 준비도 확실히 뒷받침돼야 한다.

우선 새만금이 이차전지 전진기지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교통 SOC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새만금은 동서남북을 가로지르는 십자형 간선도로만이 완성된 상태다. 새만금 내부지역 간 연결도로와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국제공항, 신항만, 새만금항 인입철도 등이 계획되어 있지만 완공까지는 시일이 많이 걸릴 것 같다.   

인력 양성도 문제다. 전북도는 전북테크노파크에 이차전지 인력양성지원센터를 개소하고 도내 6개 대학과 KIST, 서울대 글로벌 R&DB 센터와 함께 핵심인력을 양성하고 폴리텍대학, 마이스터고 등과도 협력해 제조인력을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하지만 가급적이면 일자리가 없어 수도권으로 떠났던 도내 청년의 터전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또 새만금의 산업 용지가 거의 포화상태로 당장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용지가 없어 타 시·도로 투자를 옮길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 이차전지 관련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산단 용지 매립과 기존 조성 된 토지에 대한 전용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공장 기동의 기반이 되는 전력망 공급의 안정화도 핵심 과제로 떠오르나 예산이 부족해 증설에 난항을 겪고 있다.

새만금은 대선 때마다 단골메뉴로 오르면서도 30년 넘게 지지부진하다 이제야 개발이 조금씩 가시화 하지만 아직도 미지의 땅이다. 서울 여의도 면적 140배에 이르는 넓은 땅을 앞으로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 

전북은 한때 섬유산업으로, 이후 자동차 산업과 농생명 산업으로 경제 활동의 명맥을 이어오다 탄소섬유산업을 간판으로 육성했으나 큰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번 이차전지 특화단지 선정은 전북의 간판 산업이 다양화 되었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고 지역경제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먹거리를 발굴했다는데도 가치가 있다. 새만금에서 펼쳐질 이차전지 산업이 전북경제 생태계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경제력 향상과 산업 고도화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김영재 기자
jump0220@kukinews.com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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