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자살·빈곤 1위 현실도 암담한데”… ‘종이따귀’ 때린 어르신

“노인 자살·빈곤 1위 현실도 암담한데”… ‘종이따귀’ 때린 어르신

노인회장, 왜 김은경 사과에도 ‘종이따귀’ 때렸나
김호일 회장 “한강의 기적 이룬 주인공이 바로 노인들”

기사승인 2023-08-03 16:48:25
3일 용산 대한노인회 중앙회에서 김호일 회장이 노인 비하 논란과 관련해 사과 방문한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을 만나고 있다.    사진=이승은 기자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노인 비하 발언과 관련해 대한노인회 측에게 사과했다. 노인회 측은 김 위원장의 사과에도 쉽게 분이 풀리지 않은 모양새였다. 노인들이 부유한 현재를 만들었던 과거 주역인 것에 반해 국가의 지원과 돌봄 등이 부족해 자살률·빈곤율 1위를 하고 있는 열악한 현실을 열거하며 울분을 토했다. 

김호일 회장은 3일 김 위원장을 대한노인회에서 만나 “노인들이 어떤 사람인가, 1950년 우리나라가 폐허일 때 서독광부, 간호사도 가고 중동에 수로공사 가서 일하고 월남전에 목숨 바쳐가며 전쟁해 벌어온 달러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고 포항제철을 건설해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주인공이 바로 노인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OECD 회원국 중 노인 빈곤율 1위가 바로 우리나라다. 춥고 배고프고 외로우니 자살률도 1위”라며 “오늘날 한국을 성공적으로 만든 사람들에게 여야 어느 쪽이든 노인을 등한시해서 어려운 지경에 방치해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민주당의 전신) 의장이 지난 2004년 3월 17대 총선을 앞두고 ‘노인은 투표 안 해도 괜찮다’고 발언한 것을 거론하며 “당시 노인 폄하 발언으로 선거에서 500만 표 이상 차이 났다”고 꼬집었다. 

이어 “노인들이 현수막을 걸자, 민주당 당사 앞에서 난리를 치자, 분신자살을 한다, 이런 것들을 진정시키고 있었는데 어제라도 빨리 와서 사과를 했어야 했다”며 “이 나라를 위해 고생한 노인들에게 대우하고 대접하는 발언을 앞으로 해주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최창환 부회장은 “부모님인 어머니 아버지 보고 ‘나이 들었으니 집에만 있어라. 빨리 죽어’ 이소리랑 같다”며 “어르신들, 우리 부모님한테 잘해야겠다는 뼈깎는 심정 아니면 용서 안 한다”며 김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최 부회장은 “노인이라고 하면 65세 이상 1958년 개띠부터 노인이다. 나름대로 어떻게 살아갈지, 자식들한테 어떻게 신세 안 질지, 운동해서 어떻게 하면 병원 신세를 안 질지 이런 생각들을 한다”며 “우리 자식들이 잘 사는 세상을 만들 생각을 하는데, 정치하는 사람들이 그런 걸 발굴해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위원장은 거듭 “죄송하다”고 말했고, 김 위원장이 다녀간 뒤 곧바로 대한노인회를 방문한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도 사과하며 “김 회장께서 말씀하신 임플란트나 인공눈물(건강보험 적용 확대) 문제들을 책임감 갖고 최선을 다해 풀어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이날 박 원내대표에게 노인 일자리 확대,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확대, 눈물약 건강보험 적용, 노인 무임승차 범위 확대 등의 노인 관련 정책을 요구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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