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인수를 위한 본실사에 들어간 KDB생명이 약 1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나선다. 이번 KDB생명의 자본확충으로 하나금융이 인수를 확정할 경우 추가 자본확충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은 최근 이사회를 통해 총 1425억 80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증자를 실시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이다. 주당 6196원에 230만주의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며, 신주배정 기준일자는 이달 17일이다.
KDB생명은 현재 매각이 추진중이다. 최근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은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나금융을 선택했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보유한 KDB생명 지분 92.73%로, 예상 매각가는 20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하나금융의 KDB생명 인수는 보험사 인수를 통해 20% 이하로 떨어진 비은행 기여도를 높이려는 취지로 보인다. 하나금융의 전체 수익에서 은행을 제외한 증권·보험 등 비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1년 32.9%에서 지난해 18.9%까지 떨어졌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나금융은 지난 1일부터 KDB생명 본실사에 돌입한 상태다. 본실사는 다음달 중순까지 진행될 전망이며, 본실사가 마무리되면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다만 하나금융의 인수 확정까지 KDB생명의 자본확충 문제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신지급여력제도(킥스·K-ICS)가 도입되면서 킥스 비율이 업계 하위인 KDB생명은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태다. KDB생명의 경과조치 후 킥스 비율은 101.7%로 당국의 권고 수준(150%)을 밑돈다.
KDB생명은 당장 이달 말까지 금감원에 개선계획을 제출해 적정성을 검토받고 매년 이행실적을 관리받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인수대금과 함께 KDB생명의 자본확충에 최대 1조원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KDB생명 자본확충이 하나금융의 인수 걸림돌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이번 자본확충은 인수 부담을 줄여줄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수금액에 변화가 없다면 이번 자본확충은 인수자의 자본확충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