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직업적 걸림돌이 해소된다면 결혼과 출산을 하고 싶다는 젊은층의 비율이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는 저출산 현상이 청년세대가 자초한 ‘문제’가 아니라 청년세대에 나타난 ‘결과’라며, 적극적으로 실효성 있는 해결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반도미래연구원은 리서치기업 엠브레인과 함께 결혼·출산에 대한 2030세대의 인식 조사를 실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조사는 전국 15~59세 남녀 2300명을 대상으로 정량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20~39세 미혼 청년 10명 중 4명은 결혼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미혼남성의 비혼 응답률은 36.4%, 미혼여성은 50.2%로 성별에 따라 13.8%p 차이가 나타났다.
남성들은 결혼을 원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경제적으로 불안정해서(42.6%)’, ‘결혼 조건을 맞추기 어려울 것 같아서(40.8%)’ 순으로 응답했다. 반면, 여성들은 ‘혼자 사는 삶이 더 행복할 것 같아서(46.3%)’, ‘다른 사람에게 맞춰 살고 싶지 않아서(34.9%)’ 순으로 인식했으며, ‘가부장제 및 양성불평등에 대한 거부감(34.4%)’이 남성(8.2%)보다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났다. 또한 결혼이 직업적 성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우려한다고 응답한 여성 비율이 69.1%로 남성(38.6%)보다 30%p 이상 많았다.
출산 의향에 있어서도 성별 간 차이가 드러났다. 응답자 중 47%가 자녀를 낳을 의향이 없다고 밝힌 가운데, 남성의 비출산 응답 비율은 38.5%, 여성은 56.8%로 18.3%p 차이가 났다. 출산을 고려하지 않는 이유를 묻자 남성은 ‘자녀 교육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서(43.6%)’, ‘자녀를 돌봄·양육할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41.5%)’라고 답했으며, 여성의 경우 ‘육아에 드는 개인적 시간·노력을 감당하기 어려워서(49.7%)’, ‘자녀를 바르게 양육할 자신이 없어서(35.1%)’ 순으로 답했다. 저출산 현상을 야기하는 사회적 원인으로는 남녀 모두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52.8%)’과 ‘주거 불안정(41.6%)’, ‘고용 불안정(25.5%)’을 꼽았다.
다만 결혼에 부정적 의사를 밝힌 20~39세 미혼 응답자 중 앞서 밝힌 결혼의 걸림돌이 해결될 경우 결혼할 의향이 있다고 한 비율은 약 30%였다. 출산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 중에서도 24.5%는 출산을 꺼리는 원인이 해소되면 출산할 생각이 있다고 전했다.
유혜정 한반도미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표면적으로는 결혼과 출산을 거부하는 것으로 집계되지만 실제로는 결혼과 출산 행위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결혼·출산 이후 발생하는 여러 가지 부정적 효과로 인해 비혼과 비출산을 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저출산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이 숨어있는 혼인율과 출산율을 확보하는 방안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특히 불안감이 높은 청년층에게 기업 문화는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는 결정적 기준이 될 수 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먼저 청년들의 불안을 읽고 변화해야 한다”며 기업의 적극적인 지원과 노력을 강조했다. 한반도미래연구원은 앞으로도 매년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조사를 실시해 저출산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근본적인 인구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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