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북북서로 방향 튼다… 느린 속도에 큰 피해 우려

태풍 카눈, 북북서로 방향 튼다… 느린 속도에 큰 피해 우려

기사승인 2023-08-10 11:39:58
제6호 태풍 카눈이 남해안에 상륙을 앞두고 있는 10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에서 시민들이 강풍을 피해 힘겹게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전 9시20분쯤 경남 거제로 상륙한 제6호 태풍 카눈은 오후 진행 방향을 ‘북’에서 ‘북북서’로 방향을 틀 예정이다. 방향이 바뀌며 태풍 속도가 더 느려질 것으로 보인다. 태풍이 느리게 이동하면 비가 내리고 강풍이 부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이날 기상청이 오전 10시 발표한 태풍정보에 따르면, 오전 9시 기준 카눈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75hPa(헥토파스칼)과 32㎧로 추정된다. 강도 등급은 ‘중’으로 한반도에 접근해올 때보다 한 단계 낮아졌다.

현재 카눈의 북진 속도는 시속 25㎞이다. 카눈은 이날 정오 대구 남남서쪽 50㎞ 지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때 속도는 시속 31㎞, 오후 3시 청주 남동쪽 60㎞ 지점까지 북상했을 때 속도는 시속 33㎞로 빨라지겠다.

현재도 느린 태풍에 속하는 카눈은 진행 방향을 북북서쪽으로 바꾸면서 속도가 줄겠다. 보통 태풍은 방향을 바꾸면 관성이 사라져 속도가 느려진다. 특히 카눈은 자신을 이끌어주는 지향류 없이 자기 힘으로 움직이는 상황이다. 북태평양고기압은 한반도 동쪽에 떨어져 있고 대기 상층 빠른 바람인 제트기류가 우리나라 북쪽을 지나고 있어 태풍이 따라갈 지향류가 없다.

카눈은 이날 오후 6시 청주 북동쪽 40㎞ 지점에 이르렀을 때 속도가 시속 26㎞, 오후 9시 서울 동남동쪽 30㎞ 지점에 있을 때 속도가 24㎞까지 떨어지겠다. 자정 서울 북쪽 40㎞ 지점에 다다르면 속도가 시속 19㎞까지 느려질 전망이다.

북한에 들어선 뒤 카눈은 시속 15㎞ 내외 속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성인이 달리는 속도 정도에 불과하다. 카눈이 북한에서 느리게 움직이면서 남북 접경지역에 많은 비를 퍼부어 임진강과 한탄강 등 남북 공유하천 하류에 수해를 일으킬 수 있다.

과거에도 속도가 느린 태풍이 큰 피해를 일으킨 바 있다. 대표 사례가 피해규모로 역대 태풍 중 5위 안에 드는 2002년 루사다. 루사는 지난 2002년 8월31일 전남 고흥반도에 상륙했을 때 이동속도가 시속 30㎞였고, 내륙을 지날 땐 시속 18㎞까지 속도가 떨어졌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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