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아파트 세입자들, 아산 탕정 ‘이동 중’

천안 아파트 세입자들, 아산 탕정 ‘이동 중’

호반그랜드파크 3000가구 지역 최대규모 입주
전세가, 신불당의 절반… “대출금 갚을 기회”
주거용 오피스텔 “같은 값에 넓은 새아파트로”

기사승인 2023-08-23 07:17:19
천안·아산에서 지금껏 아파트 3000가구가 한꺼번에 입주한 적은 없다. 그런데 삼성사업장이 있는 아산 탕정면에서 호반써밋그랜드마크(이하 ‘탕정 호반’ ) 5개 단지 총 3027가구가 지난달 12일부터 동시 입주 중이다. 천안·아산은 합치면 인구 100만명이 넘는 큰 지역이지만, 이 대규모 입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탕정 호반 34평형 현재 매매가는 프리미엄이 많이 붙어 4억원을 넘어섰다. 전세가는 2억2000만~2억5000만원 수준이다.

삼성사업장이 있는 아산 탕정면에 호반써밋그랜드마크 3000가구가 한꺼번에 입주하고 있다. 이런 대규모 입주는 천안·아산서 처음 있는 일이다. 사진=조한필 기자

이 아파트 입주로 직격탄을 맞은 곳은 바로 옆 삼성트라팰리스. 삼성 직원에 특별 분양된 아파트로 “잘 지었다”는 유명세를 탔으나, 탕정 호반의 출현에 매매가·전세가 모두 떨어져 자존심이 구겨진 상태다.

탕정 호반은 지역 최고 시세를 보이는 천안 신(新)불당에도 작은 파동을 일으켰다. 계약 만료된 세입자들이 ‘절반 전세가’ 유혹에 탕정 호반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불당 아파트의 현 실거래 전세가는 4억~4억5000만원. 이곳 T부동산중개업소은 “학부모들은 신불당 학군 때문에 쉽사리 탕정으로 못 옮기지만, 신혼부부나 미취학 자녀를 둔 부부들은 많이 옮겨 탄 상태”라면서 “전세가 차액이 2억원에 가까우니 전세금 대출을 모두 갚을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신불당에는 탕정 호반 전세가를 외부 게시하고 영업에 나선 중개업소까지 나타났다. 천안 성성동과 옛(舊)불당동 지역도 전세가 3억~3억4000만원으로, 탕정 호반보다 1억원 이상 높아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천안·아산 아파트 최고시세를 보이는 천안 신불당의 한 부동산중개업소가 아산 탕정 호반 전세가(왼쪽)를 게시하고 있다. 사진=조한필 기자

KTX역과 가까운 불당동의 주거형 오피스텔 시티프라디움 단지서도 많은 가구가 탕정 호반으로 옮겨갔다. 이곳 M부동산중개업소는 “고속철을 많이 이용하지 않는 세입자의 경우 비슷한 전세가에 탕정 호반 넓은 새 아파트에서 살 수 있어 많이 갈아탔다”고 전했다. 입주 3년차를 맞은 시티프라디움 4단지 경우 58평형(아파트 25평형 상당) 전세가가 2억3000만선으로 탕정 호반과 비슷하다.

탕정 호반 아파트는 의무 입주 기한일은 9월 19일로 현재 50%가 넘은 순조로운 입주율을 보이고 있다.

천안·아산=조한필 기자 chohp11@kukinews.com
조한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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