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김상희 라임 격돌…“합리적 의구심” VS “정치 공세”

금감원·김상희 라임 격돌…“합리적 의구심” VS “정치 공세”

기사승인 2023-08-28 10:23:34
쿠키뉴스DB

라임자산운용이 특정 펀드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만 지원했다는 논란을 두고 금융감독원과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립하고 있다. 금감원은 특혜 환매가 이루어졌다는 합리적 의구심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고,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특혜는 없었다며 금감원의 정치적 공세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28일 보도설명 자료를 통해 “라임이 펀드 자체자금으로 환매가 불가능함에도 다른 펀드자금 또는 고유자금을 투입하여 환매에 응한 부분은 특혜가 제공된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구심이 제기될 수 밖에 없었던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는 금감원의 발표가 정치 공세라는 김 의원의 지적을 반박한 것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24일 라임운용이 대규모 환매 중단 직전인 2019년 8~9월 국회의원에게 2억원을 미리 환매해 준 사실이 추가 검사결과 확인됐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농협중앙회, A상장사에도 각각 200억원, 50억원을 미리 돌려줬다고 덧붙였다.

특히 금감원은 라임운용이 환매 자금이 부족해지자 다른 펀드 자금 125억원과 운용사 고유 자금 4억5000만원까지 끌어다 쓰면서 이들의 환매를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원과 농협중앙회, 특정 기업의 펀드 투자 손실이 ‘개미’ 투자자들에게 전가된 셈이다. 

하지만 금감원의 발표 직후 해당 국회의원으로 지목된 김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거래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에 자산을 맡기고 수천만원 상당의 손해를 봤을 뿐 특혜 환매를 한 바 없다”며 “미래에셋증권은 ‘라임마티니4호’ 등에 투자한 모든 고객에게 시장 상황에 따라 환매를 권유했고 저를 포함한 전 고객이 환매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는 해명을 내놓았다.

금감원은 이러한 해명에도 특혜 환매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라임의 60여개 개방형 펀드 중 유독 4개 펀드에서만 다른 펀드의 자금을 가져오거나 고유자금을 지원하는 방법으로 환매가 이루어졌다”며 “당시 4개 펀드는 부실 또는 비시장성 자산을 편입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시 대량 환매신청에 대해 정상적인 환매는 불가능한 상황 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라임이 불법적인 자금지원으로 투자자의 손실을 축소하고 일부 회피하도록 하였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투자자의 손실 발생여부와 관계없이 이를 특혜성 환매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금감원의 이러한 행보를 정치 공세라고 보고 있다. 김 의원은 “미래에셋은 ‘자신들의 권유로 라임마티니 4호 펀드 가입자 16명 전원이 동시에 환매했다’는 내용을 금감원에 문서로 전달하려 했으나, 금감원은 ‘구두 설명으로 갈음하겠다’며 보내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며 “대체 왜 조작정치를 하고 있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펀드의 90% 가량은 국내 주식에 투자해 일반적인 주식거래처럼 해당 시점의 평가액에 따라 언제든지 환수할 수 있다”며 “펀드의 10% 가량은 유동성이 적은 비시장성 자산이었고, 바로 여기에 라임의 고유자금 일부가 투자형식으로 투입되었다”고 해명했다. 드러면서 “이걸 가지고, 마치 라임이 고유자금을 이용해 어마어마한 특혜라도 준 양 눈속임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금감원의 정치공작으로 10여년 정치 인생이 일거에 부정당했다. 금감원은 졸지에 저를 국민의 피눈물을 빨아먹는 파렴치한 정치인으로 둔갑시켰다”며 “모든 것을 걸고 금감원의 정치공작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김 의원의 반발에도 합리적인 의구심을 제기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라임자산운용이 유용한 자금이 불법 로비자금에 활용되거나 정치권에 유입됐는지 자금흐름 및 사용처가 명확히 규명될 수 있도록 수사과정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계획이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