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 코스피 상장 정조준…IPO 시장 활기 되찾을까

두산로보틱스, 코스피 상장 정조준…IPO 시장 활기 되찾을까

두산로보틱스, 희망 공모가 2만1000~2만6000원…10월 상장 예정
‘파두와 달라’ 오버행 우려는 일축,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 ‘24.77%’
흥행 여부는 아직 ‘물음표’…꾸준한 영업이익 적자 영향

기사승인 2023-09-01 06:00:02
사진=두산로보틱스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1조원 이상 가치를 지닌 ‘대어’로 꼽히는 두산로보틱스가 코스피 상장을 추진한다. 앞서 동일한 대어로 평가받던 파두의 흥행 실패 이후 등장한 대형 IPO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 상황이다.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오버행 우려는 미비하나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흥행에 물음표가 붙은 상태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합동로봇 제조사인 두산로보틱스는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다. 공동 주관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으로 확인됐다.

두산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 중 협동로봇(Collaborative Robot)에 대한 제조와 솔루션 제공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협동로봇은 기존 산업용 로봇의 한계점인 위험성, 높은 사용 난이도·가격을 극복한 차세대 로봇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협동로봇시장 관련 보고서를 살펴보면, 협동로봇 세계 시장규모는 지난 2020년 8억3624만 달러에서 오는 2025년 50억8849만 달러로 연평균 43.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도 2025년 3억6658만 달러로 연평균 44.1%의 고성장을 선보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협동로봇은 첨단 신기술 분야의 복합체로 신산업 창출을 촉진해 향후 현 IT 시장 규모의 5배에 이르는 신규 거대시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KISTI 측 분석이다.

두산로보틱스는 40여개국, 100개 이상의 판매채널을 통해 전체 매출 중 6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두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미국 텍사스주에 판매법인을 설립하는 등 지속적으로 해외시장을 확대하는 추세다.

해당 기업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237억원이다. 주요 매출처는 미국과 유럽 등에 위치한 글로벌 머시닝 솔루션(machining solution) 업체, 로봇 솔루션 업체 등 다양한 산업군에 속해있다. 올해 반기 기준으로 주요 5대 매출처에 대한 매출 비중은 약 19% 수준이다.

두산로보틱스는 향후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는 로보틱스 플랫폼 프로바이더로서 시장을 선도하겠단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강화와 신제품 개발, 판매망 확충, 신사업 진출 등에 앞장설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범용성이 높은 B2C 로봇까지 확장해 종합적인 로봇 솔루션 사업자의 발판을 마련하겠단 입장이다.

두산로보틱스가 IPO를 통해 공모할 보통주식 수는 총 1620만주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은 오는 9월11일~15일에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동월 19일 공모가 확정 후 21일~22일 일반 청약을 거쳐 10월 초 상장을 마무할 계획이다.

주관사들은 두산로보틱스의 공모가 산출을 위해 피어그룹(비교그룹)으로 삼익THK, 라온테크, 화낙(Fanuc), 야스카와전기(Yaskawa Electric) 등 4개사를 최종 선정했다. 대표 로봇주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3차 유사기업 선정까지 포함됐으나 최종 비교기업에서는 제외됐다. 이는 높은 주가수익비율(PER)과 상반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영향으로 추정된다.

피어그룹에 해당된 기업들의 평균 PER은 38.31배로 산출됐다. 여기에 할인율 38.5%~23.8%를 적용해 희망 공모가액을 2만1000원~2만6000원으로 책정했다. 이에 따른 공모금액은 3402억원에서 4212억원 선이다. 희망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3612억원~1조6853억원이다.

증권신고서 제출일 기준 인수인의 이해관계인 등의 두산로보틱스 투자 내역은 공동대표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소속된 한국금융지주 자회사 한국투자파트너스가 투자를 위해 설립한 케이아이피로보틱스 유한회사다. 해당 회사는 지난해 1월21일 두산로보틱스 110만4990주를 취득했다. 취득가액은 9049.8원으로 공모가격과 괴리율은 56.91%다.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이후 유통물량 출회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가능성은 없을 전망이다. 앞서 올해 첫 IPO 대어 기대감을 받았던 반도체 팹리스 기업 파두는 상장 직후 유통 가능 물량이 전체 주식 수의 38.92%에 달하면서 오버행 우려가 제기됐다. 결국 파두는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10.97% 하락세로 마감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두산로보틱스의 경우 공모예정주식을 포함한 상장예정주식수(보통주)는 6581만9980주로 이 중 24.77%인 1605만3986주가 상장 직후 유통가능 물량에 해당된다. 비교적 낮게 형성된 셈이다. 또한 최대주주인 두산이 보유한 지분 68.19%(공모 후 지분율)의 4420만주 중 2210만주는 상장일부터 1년간 의무보유된다. 나머지는 24개월간 매각이 제한된다. 

다만 흥행 여부에 대한 물음표는 남아있는 상태다. 영업이익이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상반기 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132억원으로 확인됐다. 매출액은 판매가 시작된 지난 2018년부터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매출 증가율 둔화에 따른 해외 마케팅 확대와 연구개발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현재 실적보다 미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증권가에선 두산로보틱스가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에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는 올해 상반기 중 신규 라인업 1개를 추가해 11개 라인업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협동 로봇 SW 오픈 플랫폼을 공개해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공식 교육 센터 출범 등 다양한 주변 서비스가 더해져 향후 고객 확대와 락인(Lock-in)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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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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