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4일부터 인터넷전문은행을 상대로 가계대출 현장 점검에 들어갔다. 최근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의 비대면 대출이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 결과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오는 4∼7일 카카오뱅크, 11∼14일 케이뱅크를 대상으로 가계대출 현장 점검을 진행한다.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토스뱅크는 점검 대상에서 제외됐다.
금융당국이 현장 점검에 나선 것은 올해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과정에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취급 실적이 급증한 영향이다. 당국은 이 과정에서 심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6월 말 17조3220억원으로 지난해말(13조2960억원) 대비 30.3%(4조260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도 3조7000억원으로 61.4%(1조4070억원) 증가했다. 반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같은 기간 1조7408억원 감소했다.
앞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16일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비대면 주담대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차주 소득심사 등이 부실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상환 능력이 부족한 분들에게 과잉 대출을 하고 있지 않은지 신중하게 살펴봐 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비대면 대출과 함께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50년 만기 주담대와 특례보금자리론의 공급속도 역시 조절에 나섰다.
50년 만기 주담대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우회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DSR 산정시 만기를 40년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 경우 대출 만기는 50년 그대로 지만 DSR 산정시 기간 단축에 따라 대출 한도는 줄어들게 된다.
또한 특례보금자리론의 경우 금리를 인상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이달 7일부터 일반형은 0.25%p(포인트), 우대형은 0.2%p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반형은 연 4.65%(10년)∼4.95%(50년)의 기본금리가 적용된다. 또 우대형(주택가격 6억원·소득 1억원 이하)은 연 4.25%(10년)∼4.55%(50년)의 기본금리로 반영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가계부채 문제는 오랫동안 누적돼서 한꺼번에 급랭시켜서 (부채를) 크게 줄이면 경제 주름살이 있다”며 “서서히 줄여나가며 가계부채에 관한 대외 신인도를 높여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