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기 무승에 그치며 벼랑 끝에 몰린 클린스만호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첫 승에 도전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오전 1시30분(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친선 경기를 치른다.
지난 2월 한국 축구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된 클린스만 감독은 이제껏 치른 5경기에서 3무 2패를 기록해 아직까지 승리를 올리지 못했다. 대한축구협회(KFA)가 1992년 대표팀 전임 감독제를 도입한 뒤 취임 후 5경기까지 승리가 없는 사령탑은 클린스만 감독이 최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장 안팎에서 엄청난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8일 가진 영국 카디프 시티에서 열린 웨일스와 평가전에서 무기력한 경기 끝에 0대 0으로 비겼다. 당시 한국은 유효 슈팅 1개만 기록하는 등 졸전을 펼쳤다. 무엇보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축구를 추구하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표가 붙었다.
최근 독일을 4대 1로 꺾은 일본과 대비되면서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6월 A매치 상대였던 페루에 0대1로 패하고, 엘살바도르와 1대 1로 비겼는데 일본은 같은 기간 페루를 4대 1, 엘살바도르를 6대 0으로 대파했다.
또한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당시 약속과 달리 한국에 머물지 않고 주로 미국에 머물면서 원격 근무 논란을 빚었다. 최근 영국에서 진행된 한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한국에만 머무는 것은 효율적이지 않다. 서울에서 할 일이 없을 때는 유럽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게 낫다”라며 “내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감독을 찾으면 된다”고 말해 논란에 불을 붙였다.
현재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경질론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에게 이번 경기는 승리 이외의 다른 결과는 용납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현재 대표팀은 이강인(파리생제르맹)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했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홍현석(헨트)과 설영우(울산 현대) 등은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으로 이동해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에 결장하게 됐다. 일부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부분을 극복하는 게 이번 대표팀의 가장 큰 숙제다.
한국의 사우디아라비아 상대 전적은 4승 7무 6패로 우리가 밀린다. 가장 최근이었던 2018년 12월 친선전에서는 0대 0으로 비겼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 전 이탈리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유로 2020에서 이탈리아의 우승을 견인했던 만치니 감독은 코스타리카전을 통해 사우디 사령탑 데뷔전을 가졌다.
사우디아라비아도 한국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 1월 걸프컵부터 최근 A매치 5연패 중이라 한국전 승리를 통한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한편 한국-사우디전이 열리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소유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 뉴캐슬 유나이티의 홈구장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앞서 코스타리카전도 뉴캐슬에서 치렀다.
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