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증상이 없는 근로자가 자살 생각을 하게 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직장에서의 ‘보상 부족’과 연관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상원·조성준 교수, 전혜정 전공의 연구팀은 2015∼2019년 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의 직장인 마음건강 증진 서비스를 이용한 근로자 1만4425명을 분석해 13일 이 같은 결과를 밝혔다.
자살 생각을 가진 사람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연구팀에 따르면 우울증이 없는 근로자 중에서도 16.2%는 자살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남성보다 여성, 연령대별로는 중장년 이상에서 이같은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또 이들은 스트레스 사건 이후 빠르게 회복하는 힘인 ‘심리회복 탄력성’이 다른 이들보다 약했다. 개인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스트레스와 불안 증상이 두드러지고 수면시간이 적은 점이 특징이었다.
특히 직장 내 보상 부족이 가장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직장 내 보상은 금전적 보상뿐 아니라 직업에 대한 개인의 만족도, 직장에서 받는 존중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전상원 교수는 “직장 내 적절한 보상은 근로자들이 불안장애와 우울증에 걸리지 않게 하는 보호 요인으로 작용한다. 적절한 보상이 없을 경우 근로자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정신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보상 부족은 우울 증상이 없어도 자살 생각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보상’이 갖는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의 국제학술지 ‘정신의학연구’(Psychiatry Investigation)에 게재됐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